민사소송 계속 진행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지난해 검찰의 ‘진품’결론에도 여전히 위작 논란의 중심에 있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천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씨다. 김정희씨는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서인 ‘천경자 코드’를 공개했다. 김씨는 “미인도는 위작진위를 가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허술하고 조악한 작품”이라면서도 “현재 우리는 수사하거나 고발할 위치에 있지 않다. 허수아비를 허수아비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사람이라고 우기는데는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 어머니는 어떠셨겠나 싶다”고 집필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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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작 논란이 계속 일고 있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천화백의 둘째 딸 김정희씨다. 김씨는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서 '천경자 코드'를 공개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
김씨는 “감정 기본은 진품 특질을 추출해 의혹있는 작품을 분석하는 것”이라며 “1977년작이라는 ‘미인도’와 동시대의 작품을 살펴보니 뚜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홍채, 인중, 입술, 스케치선, 숟가락 등 다섯가지 ‘천경자 코드’를 책에서 한 챕터로 제시했다. 이 부분은 클리프 키에포 조지타운대학교 석좌교수와 문범강 조지타운대학교 미술과 교수(천화백 둘째사위)가 저술했다. 책에서는 ▶천경자 화백의 홍채는 최소 다섯층 이상의 덧칠로 그려지는데 미인도는 두가지 색으로만 이뤄졌다는 점 ▶의도적으로 인중을 그리지 않았는데 미인도만 인중이 있다는 점 ▶천화백은 윗입술의 U자 곡선을 의도적으로 그리지 않는데, 미인도에는 U자 곡선이 뚜렷하다는 점 ▶밑그림을 만들어 본을 뜨지 않고 많은 스케치를 참고해 직접 붓으로 그리는데 미인도에는 스케치선이 있다는 점 ▶명암을 주는 부분 중 일부를 숟가락으로 표면을 비비고 문지른 자국이 있는데 미인도에는 없다는 점 등이 명시됐다.
유족측 공동변호인단의 대표 변호사인 배금자 변호사는 “이 사건은 여성 작가의 인권을 조직적으로 짓밟은 사건인데, 언론에서 제대로 보도해주지 않아 이렇게 책으로 발간하게 됐다”며 “검찰의 위작판정은 국가 행정기관의 의견일 뿐 그것이 결론은 아니다. 민사소송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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