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돌연사 위험…만성질환자 ‘폭염’무섭다
추운 겨울만큼 심혈관질환 7월 다발 ‘조심’
고온 노출 심장에 부담…땀으로 혈전까지
급성으로 심근경색·불안정협심증 등 유발
급격한 온도차 피하고 물은 하루 8~9컵씩
나쁜 콜레스테롤 늘리는 보양식도 유의를

지병으로 혼자 집에서만 생활해 온 7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8월 12일 오후 1시45분께 부산 중구의 한 2층 주택에서 조모(당시 79세) 씨가 방바닥에 누운 채 숨져 있는 것을 요양보호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심근경색증 양성 반응이 나온 혈액검사 결과를 토대로 평소 고혈압을 앓던 조 씨가 폭염으로 인한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날 부산 지역의 최고기온은 평년 수준보다 매우 높은 34.5도였다.

늦게 찾아온 장마가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대신 전국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즘 같이 더운 여름은 추운 겨울만큼이나 심혈관 질환이 갑자기 심해질 수 있는 시기라 주의가 필요하다. 

이종영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여름철 심혈관 질환의 유병률은 겨울철과 비슷하게 높게 나온다”며 “날이 더워지면 몸은 열을 발산하고 혈압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로 혈전이 생길 수 있어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에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워 잠까지 설치면 체내 밸런스마저 깨진다”며 “여름에 심심찮게 심근경색증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급사(急死)가 일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름에도 겨울만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 당뇨, 고혈압 등이 있는 고위험군은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심혈관 질환자, 겨울만큼 많아=폭염으로 신체가 장시간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혈액 순환, 심장 박동ㆍ수축이 증가하는 등 열을 감소시키기 위한 심장 부담이 늘고, 땀으로 인한 체내 수분 감소로 혈전이 생겨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증이 급속히 진행될 수 있다. 동맥경화에 의해 심장동맥(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혈전이 심장동맥을 막게 되면, 급성으로 심근경색증이나 불안정 협심증 등이 생길 수 있다.

그 중 불안정 협심증의 경우, 최근 3년간(2013~2015년) 월별 진료 환자 수 통계에 따르면 7월 환자 수가 12월 다음으로 높다. 연간 전월 대비 환자 수 증감율을 보면 7월에 환자 수가 급증했다. 최군 5년간(2012~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4대 중증 질환 심사 통계에서도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 환자 수 비율을 보면계절 중 여름철에 가장 높았다.

“하루 8~9컵 물 마시면 심혈관 질환 막는 데 도움”=때문에 여름에는 갑자기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급격한 체온의 변화를 피해야 한다. 시원한데 있다 더운데 나가는 등의 급격한 실내외 온도 변화는 가슴 통증, 뇌졸중, 급성 심장동맥증후군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 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 탈수를 방지하고, 차가운 계곡물에 갑자기 뛰어드는 등 갑작스러운 체온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은 차단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해야 한다. 하루 물 1.5~2ℓ(8~9컵)의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며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지 말고, 너무 더울 때에는 그늘에서 쉬거나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콜레스테롤 줄이기 위해 보양식도 조심해야”=폭염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발병을 막으려면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이하 LDLㆍ저밀도 지방단백질)을 줄여야 한다. LDL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의 원인이기도 하다.

LDL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죽상동맥경화증이 유발되고, 각종 심혈관 질환 위험도 커진다. LDL이 160㎎/㎗ 이상인 사람은 130미만인 ㎎/㎗인 사람에 비해 심장동맥 질환 발생 위험이 남성은 약 2.3배, 여성은 1.4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름철 보양식을 먹을 때에도 대사증후군 환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대부분 보양식이 동물성으로, 고칼로리ㆍ고지방이라 고위험군 환자는 콜레스테롤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더워서 목이 마르더라도 콜라 등 탄산음료보다 물이나 아메리카노 같은 블랙 커피를 1~2잔 마시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