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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복결핵 영아’중 절반, 결핵 발병 위험
증상 없고 타인에 감염 안되지만 치료 필수

질병관리본부는 신생아실 간호사가 최근 결핵 확진을 받은 서울 노원구 모네여성병원에서 1차 결핵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19일 현재까지 신생아ㆍ영아 총 118명이 잠복결핵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잠복결핵 검사 대상자인 신생아ㆍ영아 800명 중 생후 4주 이내 66명을 제외한 최종 검사가 734명의 17.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영유아를 자녀로 둔 부모의 ‘결핵 포비아(phobiaㆍ공포증)’는 커지고 있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돼 있지만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결핵과는 다르게 증상이 없고, 몸 밖으로 결핵균이 배출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결핵균을 전파하지 않는다. 하지만 잠복결핵은 면역력이 약해지면 언제든지 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결핵균 감염자의 약 10%가 평생에 걸쳐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다.

모네여성병원결핵피해자모임 회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 모네여성병원 앞에서 보건당국의 대책마련과 병원 측의 진정성 있는 대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가 잠복결핵균에 감염됐을 경우 결핵으로 발전될 확률은 50%로 매우 높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잠복결핵균에 감염되면 결핵으로 진행될 위험이 성인에 비해 높고 중증 결핵으로 발병할 위험도 크기 때문에 잠복결핵감염으로 진단될 경우 예방적 치료를 반드시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잠복결핵 설명 자료에 따르면 잠복결핵 감염자는 면역력이 약해지면 언제든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어 위험하다. 때문에 적절한 검진과 치료를 통해 결핵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실제로 결핵균 감염자의 약 10%가 평생에 걸쳐 결핵으로 발병한다는 통계 자료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은 잠복결핵 감염률이 높다, 한국전쟁 이후 1950~1960년대 열악한 보건ㆍ의료 상황에서 결핵균에게 광범위하게 노출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결핵 발생률이 압조적으로 높은 이유 중 하나도 잠복결핵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잠복결핵 치료를 완료하면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을 60~90%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그러나 영유나 어린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핵균에 감염된 후 실제 결핵으로 발전될 위험은 감염 당시 나이가 어릴수록 커진다. 성인과 달리 활동성 결핵으로 발현할 가능성이 12개월 미만 영아의 경우 50%나 된다. 결핵을 앓게 됐을 때 결핵성 수막염과 속립성 결핵으로 발전할 확률은 성인은 0.5% 이내이지만, 영아는 10∼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성 수막염은 결핵균이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으로 이동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속립성 결핵은 결핵균이 전신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것으로 폐, 간, 신장 등에 무수히 많은 병변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들 질환은 심할 경우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영유아에게 이런 중증 결핵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박미선 질병관리본부 결핵조사과장은 “영유아는 결핵균이 감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삶의 기간이 길고, 중증 결핵의 위험도 큰 만큼 반드시 잠복결핵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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