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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황성주 (사)한국약제학회 회장 연세대 약대교수]제약·바이오 연구시설 도시지역과 상생찾아야
문재인 정부는 제약ㆍ바이오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했다. 제약ㆍ바이오산업은 고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형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신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매출액 대비 고용창출효과가 가장 큰 산업 중의 하나가 바로 제약·바이오산업이다. 천연자원은 부족하지만 우수한 고급 전문인력이 풍부한 우리나라에서 기술과 자본을 집중 투자하여 도전한다면 가장 앞서갈 수 있는 산업분야라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제약산업은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 도약’이라는 비전 달성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비전을 달성하고 좋은 뉴스들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R&D) 투자와 우수 인력 확보가 관건이다. 그러나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녹록치 않은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국내 신약개발을 위한 정부의 R&D 투자 비중은 8% 수준이다. 일본이 19%, 미국 37%, 벨기에 40%에 비하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 2015년 기준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쏟아 부은 R&D 비용이 무려 9조 723억원에 달하는 것에 비해 우리는 기업과 정부 지원을 합쳐 2016년 1조 8834억원을 투자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인류의 건강을 지키고 고귀한 생명을 위하여 더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 인력 확보와 연구소 설립 등 R&D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은 우수한 제반 시설과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불가능에 가깝다.

다국적 제약사는 신약 파이프라인 확충 기회를 모색하고 최신 기술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주요 도시 또는 도시 인근지역에 제약·바이오 연구소를 짓는다. 무엇보다 우수 인력과 연구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고 융합기술 발전을 위한 통합 연구에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계 역시 같은 이유로 연구소의 ‘서울행’을 추진하고 있다. 본사와 접근성을 높여 마케팅과 영업 등 핵심부서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수 인력 확보는 물론 지역의 우수 인력 유입, 상권 형성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약 연구소는 공장이 아닌 말 그대로 연구소이기 때문에 환경 파괴의 위험도 없다. 대도시에 설치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연구소에서 처리하는 물질은 전문적인 처리 시설을 통해 관리된다. 또 실험에 사용되는 시약 원액, 실험 용기 등도 전문처리업체에 위탁처리 돼 폐수 등 환경 파괴 물질의 유입에서도 안전하다. 뿐만 아니라 물질의 종류 및 사용량 또한 법적으로 단단히 규제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모 지역에서 제약을 포함한 통합연구소 건립을 오염물질 배출 등의 이유로 일부 주민들이 반대해 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관련 연구 및 학술 종사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제까지 전세계 어느 제약 연구소에서도 실험물질 배출로 인해 주변에 문제가 제기된 곳은 없었다. 사실과 다른 정보로 인한 오해가 있으면 풀고 국내 제약산업의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회와 주민들, 그리고 제약 바이오 연구 인프라가 어우러져 서로의 가치를 높이는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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