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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리병원 의미 오해…원격의료 미래 패러다임 될 것”
-최근 들어 대형 병원이 암센터 등을 확충하면서, 3차 의료기관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다는 지적이 있다.

▶(김)솔직히 피해 갈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건보가 확대되면서 투자를 적게 하면서 더 많은 이익을 만들려는 것이 기조였으니까. 대형 병원들이 있는 돈을 얼마나 나누냐의 문제로, 그 과정에서 서로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 제도라고 생각한다. 대학병원들은 남과 차별화한다며 몇 배 드냐, 얼마나 크냐, 최신 시설이냐를 두고 지금까지 겨뤄 왔다.

개인적으로 그것이 건전한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료에 있어 양적인 면 대신 질적인 면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중증 질환에 보다 신경 쓴다든지, 1ㆍ2차 병원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환자를 대신 맡는다든지 하는 것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 아니냐. 다행히 좋은 후배들이 의대로 많이 오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의료 산업이 어디에도 꿀리지 않게 발전하려면, 학문이든, 연구든, 임상이든 의학 분야에서도 산업화할 수 있는 것을 (대형 병원이)찾아야 한다고 본다.

(윤)과거에는 환자가 명의를 찾았다. 이제는 워낙 의료 수준이 높아지고 진단 검사 기기가 발전했다. 지방에서도 3차 병원을 찾다 보니, 몰락한 것이 2차 병원이다. 1차 병원에서 3차 병원으로 바로 가고, 또 2차 병원은 3차 병원보다 수가가 낮아 투자가 안 되고. 그런 것들이 원인이 됐다. 김 부총장도 얘기했지만, 똑똑한 인재들의 의대로 많이 온다. 그런 친구들이 우리나라 의학계를 이끌어야 하는데, ‘3분 진료’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솔직히 그들이 연구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3분 진료’를 하지 않으면 이익을 낼 수 없으니까. 뭔가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있다. 일단 본인이 소속한 병원이 살아남아야 하니까. 의대 들어온 똑똑한 친구들한테 왜 나중에 성형외과, 피부과 하냐고 욕할 명분이 없다. 결국 의료 기술의 발전이 2차 병원의 몰락을 가져 올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유행이라는 ‘프리미엄 고가 검진’이라는 것이 대형 병원 수익에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도움이 되는 것이 두 가지인데, 첫째는 외국인 환자 유치다. 이건 또 국가적으로도 관심이 많고 해서 아랍권이나 러시아 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두 번째가 ‘프라이빗 진료’인데, 이것은 다른 사람보다 좀 차별화된 대우를 해 주는 것이지,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일반 진료와 거의 똑같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주요 3차 병원들이 최신 유명 기계를 모두 들여다 놓는 등 선의의 경쟁이란 명목으로 과잉 중복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주당 근무 시간이 100시간이 넘는 등 전공의의 인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윤)의료 수가가 정해질 때가 1970년대 말이다. 당시 수가 원가를 계산할 때 전공의 인건비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것이 문제다. 전공의는 직업인이기도 하지만, 배우는 교육생이기도 하다. 수가 원가가 물가 연동해서 계속 올라왔고, 전공의 월급도 따라 올라왔다. 전공의 주당 근무 시간 80시간 좋은 제도다. 하지만 쉽지 않아결국 대안을 제안해 본다.

각 병동에 전문의 제도를 두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에도 신경외과 환자가 여러 층에 나눠져 환자 파악이 어렵지만, 병동에 상주하는 전문의는 입원 환자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전문의는 월급이 전공의의 3배가량이고, 야간 당직까지 하면 4~5배까지 차이가 난다. 그것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면 가능하다. 당장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한두 군데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김)동감한다. 전공의를 똑같은 의사로 대우해야 한다는 문화가 의료계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면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우선 기존 의사가 바뀌어야 한다. 과장들이 회진 한 번 돌때마다, 수술실 들어갈 때마다 전공의들까지 쭉 거느리고 들어가는 문화를 탈피해야 한다. 전공의도 같은 인격체로 병원을 구성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또 전문의도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하루 8시간 교육받는 데에서 1시간이라도 넘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일부 있는데, 열린 마음으로 바뀐 문화에 적응했으면 한다.

또 전공의 관련 법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각 병원에서 기관장이 알아서 재원 마련해 교육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오래 지탱할 수 없다. 개선돼야 한다. 정부, 병원, 병원협회가 서로 터놓고 같이 고민해 선진화된 전공의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윤)보건의료 정책은 선심성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또 원격의료, 영리병원, 두 단어의 의미가 잘못 알려져 있어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 수가 체계에서 1000병상 이상을 짓고 흑자를 낼 수 있는 병원은 하나도 없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땅을 무상으로 준다고 해도 어렵다. 영리병원이 투자를 받고 아주 일부를 회수할 수 있게 해 주면 되는 것인데…. 영리병원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 시스템은 원격의료가 필요치 않지만,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앞으로의 의료 패러다임이 바뀌면 원격의료로 갈 수 밖에 없다. 어디서나 진료 관련 데이터를 뽑아 보고, 그런 시대가 될 것이다. 앞으로 의료가 어떻게 변화되는 지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먼 길을 내고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김)의료의 공공성 강화라는 현 정부의 기조에 대해 개인적으로 공감한다. 다만 새로운 것을 할 때에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잘 수립,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당 당사자와 논의가 필요하다. 계획을 자세하고 장기적으로 치밀하는 게 나중에는 훨씬 빠르고 공감을 얻을 수 있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의료계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지를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리=신상윤 기자/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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