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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 카페]왜 우린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하는가?
성소수자, 페미니즘과 함께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게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이다. 말 그대로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 사랑, 연애방식이다.

스스로를 당당히 폴리아모리라 선언한 20대의 심기용, 정윤아 씨가 작정하고 쓴 ‘나는 폴리아모리한다’(알렙)는 개념부터 실제까지 포괄한 국내 첫 폴리아모리 보고서이자 본격적인 연구서다. 저자들이 직접 만난 폴리아모리들의 일상은 별나라 얘기로만 들리진 않는다. 두 명의 남자에게 동시에 사랑을 느껴 혼란스럽거나 두 여자 모두를 사랑해 두 여자와 결혼하려 하는 이들이다. 당사자들은 폴리아모리의 순간이 멀고 낯선 게 아니며, 다만 그런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해석해 낼 개념들이 사회적으로 주어지지 않은 데 고민스러워한다. 저자들은 이들이 느끼는 미정형의 상태를 되도록 명쾌하게 규명하고 개념화해 폴리아모리를 눈에 잡히는 것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저자들은 우선 기존의 사랑을 둘러싼 이데올로기들이 우리의 충만하고 행복한 사랑의 향유를 방해하고 제약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폴리아모리와 다자 연애는 차이가 있다. 다자 연애가 연애라는 명시화된 관계를 다수 둔다는 뜻이지만, 폴리아모리는 접속과 변용을 통해 부드러운 흐름을 형성할 때 발생하는 사랑의 능력을 지닌 모든 존재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비독점적 다자연애로 표현한다. 이는 윤리와 제도에 의해 형성된 모노아모리와 달리 자연적 상태를 중시한다.

폴리아모리가 모노가미 사회시스템과 갈등하는 치명적 독소로 보는 세상의 편견에도 맞선다. 여성과 성소수자, 가족과 육아의 문제를 폴리아모리적인 관점으로 풀 때 사회가 더 성숙해질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책에는 다양한 폴리아모리의 유형과 다양한 섹슈얼리티 내에서의 병리학과 범죄학, 성적 자기결정권까지 다양한 관련 문제들을 담아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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