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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마케팅전쟁의 희비 ①] 폭염 계속됐는데도…빙과의 눈물
-주 소비층 줄고 커피 시장에 밀려나
-상시 할인행사로 수익성 마저 감소
-제조사 마진없이 밀어내기 악순환만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과거 여름시장을 지배했던 빙과류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출산율 감소로 주 소비층인 유년층과 청소년층이 줄어든 데다 커피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빙과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조9317억원이었던 빙과시장은 지난해 1조1000억원대로 줄었다. 반면 커피시장은 같은기간 4조6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급등했다. 한 때 2조원대를 넘봤던 빙과류 시장이 빙수나 커피 시장에 밀려난 것이다.

[사진=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 이미지]

한 업계 관계자는 빙과류의 고전에 대해 “빙과 업계를 대표할 ‘빅히트’ 상품이 없는 가운데 커피나 음료 등 다양한 대체재 등장으로 시장 규모가 축소된 영향탓”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체마다 2030세대에 인기가 높은 디저트류를 빙과제품에 접목시킨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1인 가구 증가 트렌드를 반영해 용량을 줄이거나 식품업계에서 검증을 거친 바나나, 녹차 등 새로운 재료를 사용한 제품도 선보이면서 시장 수성을 위해 집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빠르게 늘고 대형 유통채널에서도 할인행사를 상시로 진행하고 있어 빙과류 수익성은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빙과업계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실제 최대 80%까지 할인행사를 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전국 수백여곳으로 증가했다. 할인점이 싸게 파는 비결은 중간에 생기는 유통마진 없이 공장에서 가맹점까지 곧바로 배송하는 데 있다. 또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겨울에는 아이스크림 판매가 줄어드는 대신 수입 맥주와 수입과자 등을 팔아 매출을 유지한다. 게다가 대형마트의 경우는 아이스바 제품 10개를 4990원에 판매하거나 10개를 구입하면 덤을 얹어주는 행사를 연중 진행하고 있다. 결국 아이스바 1개 가격이 500원도 채 안되는 꼴이다. 편의점에서도 아이스바 2개를 사면 1개를 증정하는 ‘2+1’ 행사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반값할인이 여전히 성행하는 것은 빙과업계가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제를 도입한지 1년이 지났지만 강제성 없는 제도 시행에 사실상 효력이 없어 시행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빙과 제조업체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할인제품이 많아지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권장소비자가격에 대한 불신도 커지기 때문이다.

한 업체관계자는 “할인점처럼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는 것은 제조사로선 나쁠 건 없지만 소매채널과 도매상의 목소리가 제조사보다 큰 구조이다 보니 제조사에서 판매가격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결국 수익성까지 안 좋아질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스크림 가격 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대형마트들이 등장하면서 동네슈퍼들이 아이스크림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미끼상품의 요건은 높은 할인율이다. 처음에는 밑지고 제품을 판매하던 동네 슈퍼들이 점차 제조사에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제조사들도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제품을 밀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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