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②] 동네의원 “대형병원 쏠림 심해질수도“
-의료계, ‘문재인케어’ 대해 냉랭하면서 신중한 반응
-동네의원 “특진비 없어져 환자들 대형병원 갈 수도”
-의협 “무리…반대”…한의협 등 “환영”…병협 ‘신중’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문재인 정부가 지난 9일 미용과 성형을 제외한 모든 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내놓았다. 의료계의 반응은 입장에 따라 갈렸다. 대체적으로 냉랭했지만, “한번 지켜보자”며 신중해했다.

이른바 ‘특진비’로 불렸던 선택진료비가 폐지됨에 따라 1차 의료기관인 상당수 동네 의원은 대형 병원 등 3차 의료기관으로 쏠림 현상을 우려했다. 반면 종합병원들은 “병원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신포괄수가제를 피하는 새로운 비급여 항목의 발생 등 풍선효과를 막는 것이 이번 대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9일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대해 의료계의 반응은 입장에 따라 갈렸다. 대구 지역 한 대학병원 로비. [사진=헤럴드경제DB]

10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동네 의원을 운영하는 상당수 개원의는 고민이 커졌다. 선택진료비와 비급여 진료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대형 병원을 꺼렸던 환자들이 이왕 같은 가격이면 유명 대학병원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의 한 내과 원장은 “인근에 종합병원이 많은 지역”이라면서 “특진비가 사라지면 환자가 동네 의원 대신 종합병원, 특히 2차 의료기관을 찾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충남 당진에서 피부과를 운영 중인 한 개원의도 “(우리 병원은)피부과라 미용 시술 중심으로 운영하면 타격이 덜 할 것”이라면서도 “비용이 덜 들어간다면 시설이 좋은 지역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 환자를 뺏길 거라는 동료 개원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종합병원 관계자들의 반응에서는 우려와 신중함이 교차했다. 서울 지역의 한 대학병원 직원은 “현재 의료수가 체계로도 병원 경영이 수월한 편은 아니다”며 “개인적으로 이번 대책의 방향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병원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지역의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결국은 또 다른 비급여 항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신포괄수가제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단체는 입장에 따라 입장이 엇갈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보험료 수준과 보험재정 상황을 봤을 때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비급여 항목이 모두 급여화되면 비용 부담이 적어지면서 국민의 과도한 의료 쇼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애초 의도하는 전체 국민 의료비 절감은 더 요원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 의료비를 절감하려면 먼저 적정수가부터 보전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같은 날 역시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의협은 “‘생애주기별 한방의료서비스의 예비급여 등을 통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가 대책에 들어가 국민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한의약이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간협도 “간호ㆍ간병 통합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찬성한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헌신하는 간호사의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에도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이번 대책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 왔던 대한병원협회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신중하게 향후 추이를 살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병협 관계자는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 당분간 없다”며 “정책이 어떻게 현장에 반영될지 등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