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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충분히 잡을 것 확신” vs. 盧 “기필코 잡겠다”…그들의 같은듯 다른 집값 대책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부동산 가격 제어 자신감 두 차례 피력
“더 강력한 대책 주머니에 많이 있다”
文의 ‘확신’, 盧의 ‘의지’ 달라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과 관련,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기에 그것으로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다.

문 대통령으로선 투기수요 억제 방안을 총망라해 규제 종합세트란 평가를 받는 ‘8ㆍ2대책’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흐름을 두고 ‘노무현 시즌2’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서 가시지 않고 있지만, 이를 일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14년 전인 2003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진행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의 부동산 대책 부문과 대비된다.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12월 29일, 이듬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ㆍ대통령기록관]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회견 모두발언에서 “이제부터 국정의 중심을 경제안정, 그 중에서도 서민생활의 안정에 두고 모든 노력을 쏟아 나가겠다”며 “특히 서민생활에 가장 큰 적(敵)인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기필코 잡겠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질의응답에서도 “부동산 가격 앙등은 두고두고 서민들에게 주름살을 지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나가겠다”며 자신이 직접 챙길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확신’에 방점을 찍었다면, 노 전 대통령은 ‘의지’를 피력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는 두 대통령이 구사한 부동산 대책의 내용과 시차(時差)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노 전 대통령은 집값 상승 조짐을 포착한 뒤 흐름을 지켜보다 취임 8개월째에 투기억제를 담은 ‘10ㆍ29 대책’과 세제개편을 골자로 한 ‘8ㆍ31 대책(2005년)’을 내놓는 등 시리즈 성격의 대책을 발표했다. 맞춤형 정책의 성격도 있지만, 시장 상황에 뒤늦게 대응했던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반면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약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는 내용의 ‘6ㆍ19 대책’의 효과가 떨어지자, 곧바로 ‘8ㆍ2대책’을 내놓았다. 머뭇거리다 시장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참여정부 때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았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파급력 측면에서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집값 급등세도 멈칫하는 조짐이어서 문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걸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앙등’, ‘기필코’ 등의 단어를 택한 것과 달리 세련된 어휘로 ‘구두개입’도 했다. 시장이 진정되지않으면 추가대책을 내놓겠다며 ‘주머니 속 대책’을 거론한 것.

그는 ‘8ㆍ2대책이 실제적으로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자 “실수요자들이 주거를 가질 수 있도록, 그렇게 하기 위해서도, 또 지난 정부 동안 우리 서민을 괴롭혔던 ‘미친전세’ 또는 ‘미친월세’ 등 이런 높은 주택임대료 부담에서 서민들이, 젊은 사람들이 해방되기 위해서도 부동산 가격 안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유세 도입과 관련해선 “공평 과세라든지 소득 재분배라든지 또는 더 추가적인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은 기왕 발표한 대책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책에)추가돼야 하는 건 서민, 신혼부부, 젊은이들에게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주택을 구할 수 있고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주거 복지 정책을 충분히 펼치는 것”이라며 “신혼부부, 젊은층을 위한 주거정책을 준비하고 있고, 발표되고 시행될 것”이라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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