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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충제 계란 쇼크 ②] 새로 검출된 살충제, 피프로닐보다 독성 낮지만 간 손상 ‘위험’
-에톡사졸ㆍ플루페녹수론, 계란서 검출되면 안돼
-만성 독성 위험…플루페녹수론 반감기 무려 30일
-에톡사졸, 肝손상ㆍ플루페녹수론, 빈혈 야기 우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정부가 산란계 농가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17일 기존에 검출되지 않은 새로운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바로 에톡사졸, 플루페녹수론이다. 이들 성분은 계란에서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안되는 살충제다. 이미 검출된 피프로닐보다 독성이 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기간 섭취하면 간 손상이나 빈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코덱스(CODEX) 규정 등에 따르면 두 성분은 피프로닐보다 독성이 낮은 것으로 분류된다. 플루페녹수론은 ‘다량으로 사용되지 않는 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물질’로, 에톡사졸도 ‘독성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최대 허용섭취량(ARfD) 기준을 현재 만들 필요가 없는 물질’로 남아 있다.

설치류나 개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 결과를 보면 두 성분 모두 한꺼번에 많이 먹었을 때 피프로닐처럼 급성 독성이 나타날 우려는 크지 않다. 특히 에톡사졸은 48시간이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체외 배출에 걸리는 기간이 최장 2주나 되는 피프로닐보다 짧다. 

지난 17일 오후 울주군청 공무원들이 살충제 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된 울산 울주군의 한 산란계 농가의 계란을 폐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두 성분 모두 만성 독성 위험은 있다. 에톡사졸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다수 나와 있다. 개의 경우 독성을 유발하지 않는 가장 높은 용량이 4㎎/㎏(ppm)으로 무시할 수 없는 용량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개와 인간이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몸무게가 60㎏인 사람의 경우 수십년간 240㎎을 섭취하면 간에 손상이 올 수 있다.

플루페녹수론의 경우 ‘헤모글로빈에 독성을 야기해 빈혈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상당수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72세 노인이 이 물질을 섭취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 체내에 장기간 남아 있는 것도 문제다. WHO 등이 플루페녹수론을 동물실험한 결과 반감기가 28~30일로 피프로닐(7일)보다 훨씬 길었다.

김규봉 단국대 약대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사람은 이 같은 독성 물질에 10배는 더 민감하다고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고 했다.

평생 매일 섭취해도 유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인당 1일 최대섭취허용량(ADI)은 국내 기준으로 플루페녹수론이 0.037㎎/㎏, 에톡사졸이 0.04㎎/㎏이다. 플루페녹수론은 감, 감자, 고추 등 30가지 농작물에서 잔류 농약 허용 기준이, 에톡사졸은 도라지, 딸기 등 16개에 각각 적용되고 있다.

두 성분은 모두 축산업에서 제한돼 있지만, 우유에서만 0.01㎎/㎏까지 검출을 허용한다. 현재 당국은 소가 물이나 사료를 먹으면서 두 물질이 의도치 않게 함유될 가능성만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두 성분 모두 닭과 계란에 대한 국내 기준이 없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인 코덱스에도 나와 있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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