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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올림픽 D-150] “화해·치유가 필요한 사회…‘문화올림픽’으로 위로 받으세요”
총괄기획 인재진 감독 인터뷰
세계 예술가들 모여 다양한 소통
평창올림픽 ‘붐업’ 기능 있지만
대중·예술 접점 넓히는 기회 삼을것

“지난 겨울 광화문의 촛불은 누구에게나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했던 이벤트였습니다. 보수 혹은 진보, 기성세대 혹은 신세대, 촛불과 태극기를 넘어서 그 현상 자체만으로도 우리 모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였지요. 혹자는 ‘지금 예술이 무슨 소용이냐, 정치가 이렇게 중요한 마당에…’ 라고 하지만 저는 지금이야말로 예술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봐요. 문화올림픽은 바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2017 평창 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의 문화올림픽 총괄기획을 맡은 인재진(52·사진)감독은 이런 국민적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문화올림픽과 자신의 역할이 있다고 봤다. 


모처럼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표출했던 시기가 지나고,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나뉘어 있는게 현실이다. 촛불이든 태극기든 어느 편에 섰든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예술이 가진 ‘화해와 치유’의 힘이 절실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평창올림픽, 특히 문화올림픽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게 바로 예술의 힘이니까요.”

헤럴드경제는 지난 4일 인재진 감독을 서울 대학로에서 만났다. 150일 가량을 남겨놓은 평창올림픽 때문에 인 감독은 주 7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말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370억 원 규모의 문화올림픽을 이끌고 있다. “부담스러운건 사실이죠. 주변에서 다 말렸어요. 독이 든 성배를 왜 마시려고 하냐고.”

무엇보다 블랙리스트 사태로 평창올림픽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태에서 제각각 흩어져 있는 문화올림픽 사업을 전체적으로 꿰는 작업이 필요했다.

평생 공연기획 현장에서 실무자로 뛰어온 그는 각각의 행사에 의미를 부여하고, 일회성 행사에서 지속가능한 쪽으로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저는 실무자로, 필드에서 평생을 살았어요. 기획을 위한 기획은 절대 지양합니다. 평창올림픽은 한 번이지만 이번을 통해 사람들이 문화를 더 즐길 수 있도록, 예술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요? 좋은 기회잖아요.”

실제로 지난 7월 강원 일대에서 열렸던 ‘재즈프레소’ 페스티벌은 행사가 끝나자마자 추후 개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JK 김동욱, 말로 등 국내 유명 재즈가수가 참가해 재즈 음악과 함께 커피를 즐길 수 있었던 제즈프레소는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릉엔 원래 커피축제가 있어요.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발전시킨 케이스죠. 약간의 변주로 앞으로도 계속 선보일 수 있도록 가능성을 보여준 겁니다.”

그런 그가 가장 힘 주어 준비하는 행사는 ‘컬처콜라주’다. 주한 대사관들과 손잡고 해당국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이 행사는 이미 각 대사관별로 진행해왔던 것이기도 하다. 그는 “단건으로 끝나버리는 행사를 하나로 모은거죠. 1+1은 2가 아니라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예시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접점을 찾아내면서 자연스럽게 소통과 캐미스트리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진정한 세계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도 봤다.

“세계화를 부르짖지만 생활 속에선 그렇지 못하잖아요. 타국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더불어 한국을 되돌아볼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문화올림픽’ 자체를 생소하게 생각하는 인식을 바꾸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숙제다. “말 자체를 생소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고민입니다. ‘문화올림픽’은 올림픽을 붐업하는 기능도 있지만, 이걸 계기로 대중과 예술의 접점을 넓히는 기회기도 하거든요” 인 감독의 바람을 실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평창올림픽까지 꼭 150일이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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