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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엄중하고 의연히, 그러나 철저해야 할 北리스크 대비
금융시장이 수상해졌다. 최근 수 일간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무려 3조원 이상의 국고채를 매도했다. 대부분 5년물과 10년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국가부도 위험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7일 하룻 만에 한국 외평채 5년물이 1.78%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말할것도 없이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과 미국의 강경 대응으로 원화자산의 신인도가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셀 코리아’(Sell Korea)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에 실물 지표로 나타난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 그동안 금융시장이 너무 안정적인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북핵 리스크와 관련해서 우리 금융시장은 ‘일시적 긴장 고조-수습-완화’의 패턴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의 리스크 고조 상황에서도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여왔다. 그래서 셀 코리아의 못불이 터졌다기 보다는 미뤄진게 일시적으로 실현됐을 가능성으로 보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일시적 이익 실현이나 단순한 프로그램 매매일 수도 있다.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그럴수록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도록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김동연 부총리는 자신감을 나타낸다. 28일 경제장관회의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있고 최근 외국인의 증권 매도세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사상 최대 외환 보유액 등 양호한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 국제 신용평가사의 우수 신용등급 등 한국 경제 건실한 기조를 감안할 때 이런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충분히 설득력 있지만 다분히 시장의 안정을 위한 멘트인 것도 사실이다. 그가 최근 뉴욕과 한국에서 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들을 만난 것도 신용등급 하락에 의한 시장 불안을 방지하기위한 조치였다.

결국 준비는 더욱 철저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확고하더라도 북핵 리스크의 국면이 달라졌음은 확실하다. 북한이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 확보를 위한 최종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불확실성의 요소가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까지 확대돼 영향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 자주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금융시장의 내성과 면역체계를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 과거의 관찰자료만으로는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으며 대응책도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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