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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중일 영입 LG, ‘유광잠바’에 화끈한 ‘푸른피’ 타격 녹인다
-잠실야구장 핑계도 통하지 않는 만성 타격 부진

-잠실판 구자욱 만들 수 있을지가 류중일號 LG트윈스의 관건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LG트윈스가 류중일 전 삼성라이온즈 감독과 접촉 중인 것으로 공식 확인한 가운데, 그 배경으로 ‘타격 보완’이 꼽히고 있다. 삼성라이온즈가 21세기 한국 프로야구에 ‘왕조’를 구축한 배경 중 하나인 ‘화끈한 타격’을 LG에 이식하겠다는 각오다.

LG트윈스는 3일 “구단과 류중일 감독이 만남을 가진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시즌 종료 후 최종 결정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내년 새 감독으로 류중일 전 삼성라이온즈 감독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유광잠바’에 목말랐던 LG트윈스 팬들의 오랜 갈증을 해갈했고, 또 올해도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강 다툼을 펼쳤던 양상문 감독을 과감하게 경질한 이유는 ‘타격’에서 찾을 수 있다.

LG는 올 시즌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타율은 리그 평균에 못미치는 2할 8푼대 7위다.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장타력은 더욱 심각하다. 4할의 장타율로 리그 최 하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넓고, 또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과 비교해서도 매우 큰 구장으로 손꼽히는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핑계는 같은 홈을 사용하는 두산베어스 때문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LG트윈스의 올해 홈런 수는 110개에 살짝 못미치며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두산베어스의 2위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구장이 넓을 수록 많이 나오는 2루타도 역시10위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소총’도 ‘대포’도 모두 기대 이하라는 의미다. 평균자책점 1위의 장점을 가리고도 남는 부진함이다.

이 같은 LG의 부실한 ‘타격’은 포스트시즌에 올라 ‘유광잠바’를 입었던 지난해도 마찬가지다. LG트윈스는 지난해 2할9푼으로 리그 평균과 같은 6위의 타율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4할1푼7리로 9위, OPS도 9위, 홈런도 9위였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베테랑 타자들을 대신해 등장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새 타자들의 성적도 마찬가지다. LG트윈스 타자들 중 올해 홈런을 10개 넘게 기록한 것은 양석환과 유강남이 전부다. 30홈런 타자 김재환과 20홈런을 넘어 30홈런에 육박하는 수치를 2년 연속 기록중인 외인타자 에반스, 토종 박건우와 오재일 등을 길러낸 두산베어스와 180도 다른 모습이다.

이 같은 부진한 타격은 승리의 필수품인 득점 부진으로 이어진다. 올해 LG트윈스의 143게임 정규시리즈를 모두 본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뒷심 부족을 아쉬워했다. 한 이닝에 3점 이상을 몰아낼 수 있는 ‘빅이닝’을 만드는 힘도, 또 지고 있던 게임을 막판 8회나 9회에 뒤집는 뒷심 모두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아웃 카운트 한개만 소진하는 ‘번트’가 리그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이런 타선의 부진은 잘 나가던 마운드도 흔들었다. 전반기 리그 2위 수준을 기록했던 구원진의 방어율은 후반기 11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5점대로 떨어졌다. 야심차게 또는 어쩔 수 없이 꺼낸 ‘집단 마무리’도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신임 류중일 감독이 LG의 유광잠바에 덧입혀야 할 것은 바로 타격이다. 이승엽, 양준혁, 박석민, 최형우, 구자욱까지 높은 타율은 물론 대포까지 고루 키워냈던 ‘푸른 피’의 노하우를 성공적으로 유광잠바에 이식하지 못한다면, LG트윈스의 감독 잔혹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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