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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19차 당대회] 시진핑 2기, 한중관계 분수령
-전례없는 1인체제
-韓, 한미일 안보협력 v. 한중 전략적 관계 놓고 지정학적 딜레마 심화될 듯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중국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리는 18일은 한중관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회는 중국의 미래 발전 전략과 방침, 내부적 정치구도 형성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대(對)한 정책이나 대북정책을 직접 언급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18~24일 당대회에서 편성된 권력구도를 토대로 향후 한중정책의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다. 

시진핑 집권 2기의 시작을 알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개막 전날인 17일 퉈전(탁<又대신尺들어간度>震) 19차 당대회 대변인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9차 당대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중국몽’(中國夢) 속도 높일 中…안보 딜레마에 빠진 韓=중국 최고지도부를 결정하는 이번 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의 1인체제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외교의 지정학적 딜레마는 심화될 전망이다. 제19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독주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중국은 한미일 안보협력과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한국의 선택을 압박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유력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꼽히는 인사들은 다수가 시진핑 최측근 그룹이라 일컫는 ‘시자쥔’(習家軍)으로, 시 주석이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외교안보정책 이념인 ‘중국몽’(中國夢ㆍ중화민족의 부국강병)을 정책적으로 구현하는 데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포스트 시진핑’으로 꼽히는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는 중국 선전업무를 맡으며 대내외 여론을 움직이는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한중관계를 바라보는 시 주석의 웬만한 ‘인식변화’가 없으면 한미 안보동맹을 경계하는 중국의 정책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시진핑 자신의 판단과 목소리가 훨씬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한미 정상회담 성명에서 발표한대로 한미일 간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면 중국은 한국에 대한 압박을 훨씬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우리 측에 요구하면서도 한중관계에 대한 개선의지를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외교안보 전문가는 “시 주석은 북한의 핵보유를 저지하기 위한 대북압박을 강화하면서도 한미 군사동맹의 강화를 경계할 것”이라며 “시 주석은 결과적으로 쌍중단ㆍ쌍궤병행의 원칙을 주장해나갈 것이지만 북핵문제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로 나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압박 정책에 협조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中, 딜레마 속에서도 외교공간 확장…외교채널 다각화 통해 관리해나가야= 하지만 이같은 딜레마는 당분간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대회 이후 중국이 일단 한국과의 관계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시진핑 2기 정권이 일대일로 사업을 잘 추진하기 위해서는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인도, 일본 등 견제관계를 형성하고 국가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주변국과는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한중관계의 방향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의중”이라며 “다만, 시 주석도 그렇고 시자쥔 다수가 개혁ㆍ개방형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과의 외교적 공간은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시 주석이 수차례 반대의사를 표시한 사드에 대해 전격배치 결정을 내려 사드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중이 560억 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에 합의하면서 양국관계 개선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외교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적정 관리를 유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중외교 전문가는 “한중관계는 미중관계라는 패권구도의 틀 안에서 형성됐다는 한계가 있다”며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개선해나가더라도 안보 측면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가하며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중 정상회담을 활성화하고 한중 외교채널을 다각화해 소통의 부재로 갈등이 증폭되는 경우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가의 책사로 불리는 왕지쓰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소 소장은 1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향후 몇 개월 내 한중 관계가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 내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관계개선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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