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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2.0] 경제정책 변화?…개막 연설서 “경제” 언급 104→70회
-‘양’보다 ‘질’ 추구하는 경제정책 추구 암시
-장기적 경제건전성 위협받는 점 의식한 영향
-지속적 성장 위해 일대일로 사업 등에 투자 집중
-CNN “국가권력 강화 움직임에서 경제개혁 전망 회의적”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이 아닌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과거 경제성장 기조를 넘어서려 한다.”

시진핑 집권 2기 경제정책의 방향성을 블룸버그는 이같이 점쳤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업무보고에서 “경제(economy)”를 총 70차례 언급했다. 그보다는 “환경(environment)”이 89차례로 더 자주 등장했다.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경제”를 104회나 언급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 사진=AP연합]

당시 후진타오 전 주석은 2020년까지 국민총생산(GDP) 및 1인당 국민소득을 2010년 수준의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정부 목표치인 연 6.5%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해왔다.

시 주석은 이번 연설에서 앞선 경제 공약을 되풀이하는 대신, “적정하게 번영하는 사회(moderately prosperous society)” 건설 등 과거보다 다소 모호한 공약을 내세웠다. 향후 5년간 성장률 목표도 지금보다는 낮은 6.0~6.5% 수준으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중국이 경제성장 과제를 뒤로 미룬 것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연간 생산량이 80조 위안(약 1만3600조 원)에 이른다면서, 이대로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경제지표가 충분히 2010년의 2배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환경오염을 억제하고 소득격차를 좁히는 등의 과제를 인지하면서 경제성장 속도를 조절해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문석했다.

베이징 BNP파리바의 첸 싱동 중국 경제 책임자는 이날 시 주석의 연설이 “성장과 개발 목표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공산당이 “소득분배의 개혁을 통해 성장과 번영을 다수 인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경제 건전성은 위협받고 있는 점을 의식한 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총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대비 251%에 달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같은 부채 수준을 우려해 지난 5월 중국 국가 신용 등급을 28년 만에 처음으로 강등했다.

맥쿼리 증권의 중국 경제 부문 책임자 래리 후는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향후 5년간 연 5~6% 경제성장을 용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구조적 문제에 집중하고 보다 지속적인 성장을 구상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지속적 성장 추구의 일환으로 시 주석은 해외로 눈을 돌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무역 네트워크 창출에 집중 투자할 전망이다. AXA인베스트먼트매니저의 아이단 야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ㆍ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중국을 세계 무대에서 ‘다시 위대하게(great again)’ 만들겠다는 야망을 실현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국가권력을 더 강화하는 움직임 속에서 경제개혁 전망은 회의적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국영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무리하게 대출을 내어주면서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붕괴가 대량실업과 국가재정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중국 전문가 줄리안 에번스-프리차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 주석은 지금까지 중국 경제문제의 근저에 있는 ‘국가개입’을 줄이려는 의지가 없었다”며 “시 주석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개혁의 전망을 밝힐 것인지는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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