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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지진 후폭풍 대비 ①] 지진 한 달 뒤에도 스트레스ㆍ우울 계속…병원 찾아야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표한 ‘지진 후 진료지침’
-불안, 생존 위한 정상 반응…질병이라 볼 수 없어
-어린이ㆍ청소년, 학교생활 문제로 표출될 가능성
-지진 발생 한 달 뒤에 알코올 등 남용…병원 가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역대 2위 규모인 진도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틀 뒤인 17일 오전 8시28분 현재 총 51회의 여진이 이어졌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진앙지 부근에 사는 주민, 이재민은 물론 포항 주민과 일부 국민까지 계속되는 여진에 불안해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은 생존을 위한 정상적 반응이므로 질환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견해다. 다만 지진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지진이 끝난 지 한 달 뒤에도 스트레스와 우울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보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지난 16일 오후 지진 피해를 받은 경북 포항시 북구 장량동의 한 필로티 구조 건물. 1층 기둥이 뒤틀려 금방 무너질 것 같은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하 학회)의 의료인용 ‘지진 후 진료지침’에 따르면 땅 전체가 흔들리는 느낌은 인간의 근원적 불안과 공포심을 자극한다. 불안은 생존을 위한 정상 반응이다. 불안이 너무 적으면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고, 반대로 불안에 너무 압도되면 당황해 정상적 대처가 어러워질 수 있다. 불안의 반대는 현재의 문제에 대한 집중,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다. 불안을 미래의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한다.

학회는 지침을 통해 “지진 후 1차 진료시 대부분 스트레스 반응은 정상적 반응인 만큼 초기부터 질병으로 보고 병리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일부 피해자는 치료가 필요한 심리 반응을 보일 수 있어 주의 깊은 평가가 필요하다”고 기술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은 지진 등에서 오는 불안을 잘 인식하지 못해 분노나 학교생활의 문제 등으로 나타날 수 있어 불안을 잘 조절해야 한다. 실제로 지진 등 재해 후 의학적 관심이 필요한 경우는 ▷지속적 불면 ▷식욕 저하 ▷대인관계 회피 ▷무기력 ▷쉽게 피곤해짐 ▷두통, 복통 등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 지속 ▷흡연ㆍ음주ㆍ약물 사용 증가 ▷심한 불안 ▷죄책감 ▷절망감 ▷자살에 대한 반복적 생각 등이다.

지진 등 재해로 정신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는 ▷아동ㆍ청소년(특히 부모와 헤어진 아동) ▷신체적ㆍ정신적 질환자 ▷장애인 ▷노인 ▷임산부 ▷외국인 ▷자해ㆍ타해의 위험이 있는 사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 ▷혼자 살고 있어 당장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 ▷과거 트하우마 경험이 있는 사람 등이다.

하지만 재해 후 1개월 내에 급성 스트레스 장애, 우울, 자살 충동, 알코올 등 약물 남용 악화 등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정신건강의학과)을 찾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외상 발생으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 후 3일째에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1개월 이후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학회는 지침에서 이 같은 스트레스, 불안 등에 대한 회복에 대해서도 정의하고 있다. “회복이란 단순히 재해 등의 사건을 망각하거나, 더 이상 감정적 고통늘 느끼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며 “덜 괴로운 상태가 되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대처 능력에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학회는 적시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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