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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피아 ‘두목 중의 두목’ 리이나, 종신형 복역중 사망
마피아 소탕 검사 살해 지시 등 150건 살인 연루
가톨릭 교단, 신부 참여 공개 장례식 부정적



[헤럴드경제] ‘두목 중의 두목’, ‘야수’라는 별칭과 함께 이탈리아 마피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살바토레 ‘토토’ 리이나(87)가 복역중 사망했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리이나는 17일 새벽(현지시간) 파르마 교도소 내부 병동에서 병사했다.

그는 최근 몇년 동안 신장암과 심장병 등으로 투병생활을 이어왔으며 최근 두 차례 수술 뒤 급격히 건강이 악화됐고 결국 87세 생일 하루 뒤 숨을 거뒀다.

ANSA통신은 이탈리아 법무부가 그의 사망 전 가족들이 병실을 방문해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가족들이 도착하기 전에 숨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리이나는 영화 ‘대부’의 배경이기도 한 시칠리아 코를레오네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시칠리아 마피아 ‘코사 노스투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형을 잃은 뒤 19세 무렵 첫 살인을 저지른 것을 시작으로 잔혹함과 악명을 떨치며 코사 노스트라의 수장 자리까지 거머줬다.

그는 공권력을 피해 24년 간이나 도주행각을 벌였지만 지난 1993년 조직원의 배신과 제보로 시칠리아 팔레르모에서 검거됐고 이후 북부 파르마 교도소 독방에 수감돼 왔다.

그는 1969년부터 1992년까지 최대 150건의 살해 사건을 지시하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26회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마피아와의 전쟁에 앞장서다 1992년 암살된 조반니 팔코네, 파올로 보르셀리노 검사도 그의 지시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됐다.


시칠리아 주지사로 재직하던 1980년 암살당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현 이탈리아 대통령의 형인 피에르산티 마타렐라 역시 리이나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리이나는 지난 7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형 집행정지 요청을 신청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법원에 리이나가 고령에 중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가택 연금 상태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은 그의 가석방 가능성에 분노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각에선 “마피아 수괴라도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는 여론도 제기됐으나, 법원은 결국 리이나의 형 집행정지 요청을 불허했다.

당시 법원은 판결에서 리이나가 지난 2월 면회온 아내에게 “나는 반성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나를 굴복시킬 수 없다. 3000년이라도 감옥에서 살 것”이라고 말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가톨릭 교단의 최고결정기구인 이탈리아주교회의(CEI)는 리이나의 사망 직후 그의 장례식이 가톨릭 신부가 참여한 가운데 공개적으로 치러질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CEI 대변인인 이반 마페이스 신부는 “사람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피아 조직원들을 파문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교회가 신의 심판을 대체하지는 않지만, 양심을 혼란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1992년 폭사한 팔코네 검사의 누이 마리아 팔코네는 리이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죽음이 기쁘지도 않지만, 그를 용서할 수도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내가 믿는 종교는 참회하는 자는 용서하라고 가르치지만, 그가 속죄했다는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팔코네 검사가 폭사한 지 몇 달 후 똑같이 암살당한 보르셀리노 검사의 형제 살바토레 보르셀리노는 라이나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채 죽은 덕분에 그와 은밀히 연루됐던 많은 사람들이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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