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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출석 전병헌“어떤 불법에도 관여 안해”
“靑에 누 끼쳐 안타깝고 참담 심정”
 檢, 롯데홈쇼핑 3억 수수 등 추궁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 검찰에서 저에 대한 의문과 오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겠다.“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방송 재승인 로비를 받았다는 혐의의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57분께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현정부 공직자 중 처음으로 비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시 한 번 과거 의원시절 두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청와대에 누가 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지원한 후원금의 대가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안(검찰)에서 충분하게 설명하고 나오겠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전 전 수석을 상대로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3억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데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은 후원금 중 1억 1000만 원의 자금을 세탁해 전 전 수석이 사적으로 사용한 내역도 파악할 방침이다. 혐의액이 큰 만큼 전 전 수석의 범행 개입 사실이 확인되면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 수석의 측근 윤모 씨를 구속하면서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롯데홈쇼핑 측이 방송 재승인 여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전 전 수석의 측근 윤 씨에게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냈다는 게 검찰이 파악한 범행 구조다. 전 전 수석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3~2014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e스포츠협회 회장과 명예회장 등을 지내며 단체를 사실상 사유화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공무원에게 돈을 건네면 바로 범죄가 성립하는 직접 뇌물과 달리 제3자 뇌물은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입증할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검찰은 협회 사무국장 조모 씨도 윤 씨 등에게 롯데 후원금 중 1억1000만 원을 임의로 전달하고,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 등에게 100만원 가량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구속 수사 중이다. 롯데홈쇼핑 외에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후원금을 냈는지 조사 중이지만, 큰 비중을 두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수석이 강현구(57) 전 롯데홈쇼핑 사장과 금품거래를 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이 전 수석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비서관 윤 씨를 수차례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롯데홈쇼핑이 구입한 상품권을 전 수석 자녀가 사용한 내역도 파악했다.

전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뇌물 공여자’에 해당하는 롯데홈쇼핑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도 불가피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수사 초점이 전 전 수석의 개인비리에 맞춰져 있어 그룹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롯데그룹 전반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롯데홈쇼핑이 강 전 사장의 주도로 6억8000여만 원의 부외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밝혀냈다. 다만 강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구체적인 용처를 파악하는데는 실패했다. 강 전 사장은 방송 재승인을 위해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좌영길 기자/jyg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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