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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감빵생활’ 첫회부터 박해수 캐릭터 잡혔다
-신원호 PD가 잘 하는 것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팀이 잘하는 게 캐릭터 잡기다. KBS 예능 시절부터 유명했다.

스토리 전개속에서 캐릭터만 구체화시키는 게 아니다. 그 감정선을 잘 연결해 시청자와 감정 진도를 함께 나가게 한다.

‘응답’ 시리즈도 인물간 갈등 구조로 풀어간 게 아니라, 캐릭터를 잘 잡아 감정선을 만들어주면 그 다음에는 에피소드만으로도 술술 진행되는 드라마였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1회 방송(22일)에서는 험난한 ‘감빵생활’을 시작하게 된 김제혁(박해수)의 교도소 입성기가 그려졌다.

메이저 리그 입단을 앞두고 있던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은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됐다.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던 범인과 마주친 김제혁은 트로피로 범인의 머리를 내려쳐 정당방위가 아닌 과잉방위 혐의로 징역 1년의 법정구속을 선고 받고 서부구치소에 수감됐다. 교도소에 있는 인간군상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다채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를 지녔다.

감옥속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조 주임(성동일)이 수감자인 건달(이호철)을 때린 김제혁의 행위를 무마시켜준다며 3천만원을 요구했는데, 김제혁이 1만5천원을 보내주고 대신 사경을 헤매는 수감자인 법자(김성철) 어머니의 수술비로 보내준 장면이다. 이 정도만으로도 김제혁이 어떤 캐릭터인지 충분히 짐작하게 해준다. 부당한 일 앞에서 참지 않고 소신대로 행동하는 김제혁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벌써부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박해수는 야구스타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서툰 구석이 많은 김제혁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 언뜻 보여주는 무표정, 무감정이 그의 외유내강 매력이 될 것 같다.

돈이 들어오지 않은 사실에 열 받은 조 주임은 폭행 당일이 아닌 하루 지나 제혁을 징벌방에 집어넣어버린다.

이로써 박해수 뿐만 아니라 성동일의 캐릭터도 상당 부분 잡혔다. ‘응팔‘ 시리즈에서 좋은 아버지로 나왔던 성동일은 이번에는 못된 교도관으로 캐릭터가 바뀌었다.

김제혁이 건달을 때린 이유는 조폭이 할아버지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는 전과 9범의 ‘묻지마 살인범’이었다. 이처럼 관계와 캐릭터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어떤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인지, 둘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속됐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인물들의 성격과 사연이 끝까지 눈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신원호 감독은 “감옥 이야기를 다룬 이번 작품은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 잠재된 유쾌함을 만나볼 수 있다. 꼭 웃기는 데서 나오는 코미디가 아니라 아이러니나 페이소스에서 나오는 코미디가 매력적인 드라마”라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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