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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내리니…수출株 → 내수株 ‘타선이동’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 예상
수출업종 부진…가격 경쟁력 약화
환율·실적·정책 내수업종 상승 지속


이달 들어 원화 강세(약달러) 속도가 가파르다. 약달러가 지속되자 그동안 코스피 대세상승을 이끈 수출중심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도주였던 수출주의 빈자리를 원화강세 수혜주인 내수주가 대신할 것이란 긍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이달 들어 대표적 수출업종인 코스피 운수장비(-3.19%), 철강금속(-2.14%), 전기전자(-1.74%)업종 등은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상승세를 주도했던 삼성전자 주가 역시 이달에는 0.40% 오르는데 그쳤다. 최근 원화 강세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업종은 정유를 비롯한 화학업종이다. 시황이 악화된데다 수출 수익성 악화·원유 재고평가 손실로 이어지는 약달러 현상도 엎친데 덮친격이다. 


이처럼 수출주가 주춤하는 이유는 원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주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악재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에도 1090원선 방어에도 실패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7원 내린 108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090원 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15년 5월 19일 1088.1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물론 원화 강세는 최근 한국 경제를 둘러싼 호재들을 반영한 결과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와 지정학적 리스크 축소, 내수활성화 정책,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요인이 맞물리며 원화 가치를 끌어 올렸다. 문제는 환율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출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내수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내수주의 경우 연초 주가에 찬물을 끼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정국이 해소국면에 접어들고 내수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식음료와 유통 업종의 주가도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원화 강세가 내수기업에는 호재로 분석된다.

실제로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이달 들어 3% 남짓 상승하며 수출중심 업종 대비 선방했다. 종목별로는11월 초 이후 CJ제일제당, 농심, 대상과 동원 F&B도 등도 최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해당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이 강해지거나 리스크 요인들이 완화됐다는 결과로도 받아들여진다”며 “내수에 방점을 두고 있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환율의 보조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구매력 제고에 따른 내수 부양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만큼 유통업종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문재인정부의 정책도 함께 받쳐주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소득주도 성장과 사람중심의 경제를 강조하며, ‘일자리와 늘어난 가계소득이 내수를 이끈다’는 경제방향을 골자로 하고 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원화 강세 영향으로 수출경쟁력 약화, 수출기업 실적 부진 등 논란이 심해져 코스피 조정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라며 “특히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은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중·소형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원화 강세가 수출중심 대형주의 실적악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원화 강세가 수출주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수요가 강한 만큼 악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최근 1100원을 밑도는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만 1050원선까지는 코스피 이익 감소 등에 따른 주가 하락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김나래 기자/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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