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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르다김선생 乙乙의 전쟁, “갑질폭로 VS 그만 좀”
-가맹점주 사이서도 대립각ㆍ온도 차 빈번
-무분별한 ‘갑질’ 보도로 매출폭락…생계 위협
-상위모델VS하위모델 가격비교해 '폭리라 주장'
-시정된 이슈 끄집어내 현재 피해…‘멈춰달라’ 호소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본사가 갑질한다고 나오면 피해는 누가 보는 줄 아십니까? 우리같은 가맹점주에요. 매출은 뚝뚝 떨어지고 주변에서는 ‘너 하는 가게 괜찮은거냐’고 전화통에 불이 납니다. 벌써 1년전 일이고 지금은 다 시정이 됐어요. 저도 본사에 불만 많아요. 하지만 가맹점주도 개선된 점은 그만 말했으면 좋겠어요. 어제 갑질 보도로 우리가게 매출은 올해 최악이었습니다” (바르다김선생 일산 웨스턴돔점 가맹점주 김동일 씨)

‘갑’(甲)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오염된 지 오래다. 절대적 권력자를 의미하는 갑은 을(乙) 위에 군림하며 무소불위의 압력을 휘두르는 존재로 인식된다. 최근 잇따른 부정 이슈로 프랜차이즈 본사는 속류화된 집단으로 낙인이 찍혔고 가맹점주들은 반강제적으로 연민의 이미지를 입은 약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또다른 을을(乙乙)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가맹사업자인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대립각을 세우며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갑질을 폭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만하라’며 실랑이가 벌어진다.  

[사진=바르다김선생 매장 전경]

1년전 일 회자, 또다시 부정적인 이미지= 김 씨는 지난 13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갑질 보도로 인한 피해 고통을 호소했다. 김 씨는 “공정위에서 나온 소식은 이미 1년전 일”이라며 “가맹본사가 과거에 그런 과오가 일부 있었으나 점주들의 문제 제기 후 시정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갑질을 이슈화하며 TV 인터뷰를 한 점주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작 해당 가맹점주는 사입 문제로 여러 번 내용증명을 받은 적도 있다고도 밝혔다. ‘바른 재료’를 고집하는 브랜드 콘셉트를 무시하고 자체 사입한 저가 재료를 쓰다가 적발이 되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방송에 나온 가맹점주가 고발한 본사의 ‘입마개’(마스크) 폭리문제도 문제가 있다. 그분은 동일한 제품(모델명 마스케어M4)을 비교해야 하는데 하위 모델을 두고 가격차만 이야기한다”며 “이는 갤럭시 S8과 S7을 비교하며 왜 S8이 비싸냐고 따지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점주는 본사와 가맹계약시 체결한 핵심재료(방부제, 사카린 등이 들어가지 않은 5無 단무지 등)를 일반 단무지로 쓰다 걸렸는데도 이런 사실은 숨긴다”며 “식용유같은 부재료가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위해 관리되는 핵심재료를 맘대로 대체하면 그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바르다김선생 가맹점주 협의회는 두 개로 나뉜다. 기존 ‘바가지’(바른 가치를 지닌 사람들의 모임) 이라는 협의회와 상생협의회 두 곳이다. 상생협의회는 지난해 본사의 갑질 파문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모임이다.

김 씨는 “바가지는 애초에 불투명한 운영 및 관리로 다수의 가맹점주들과 마찰을 빚어왔다”며 “갑질 파문이후 본사와 바가지를불신한 가맹점주들이 모여 또다른 가맹점주 모임인 ‘상생협의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존 바가지는 90개 점포가, 상생협의회는 100여개 점포가 가입돼있다. 갑질 문제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하는 쪽은 기존 ‘바가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같은 가맹점주이지만 한쪽에서는 ‘갑질’을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상생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김 씨는 현재 상생협의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다. 이곳의 가맹점주들은 13일 바르다김선생 상생협, “지금은 상호협력 중, 매출하락 않길 바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바르지 않은 김선생’ 보도…매출 ‘뚝’= 김 씨는 갑질 보도로 매출에 직격탄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 매출이 평균 90~100만원인데 오늘은 70만원도 채 팔지 못했다”며 “지난해부터 갑질 파문이 나올 때마다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다”고 했다. 이날 그의 지인 8명은 ‘바르다김선생’ 갑질 뉴스를 접하고 전화를 해왔다고 한다. 그는 “성실하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도 ‘갑질 브랜드’로 이미지가 찍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12일, 공정위는 세제, 마스크, 일회용 숟가락 등을 가맹점주에게 비싸게 강매한 데 대해 바른다김선생에 과징금 6억4300만원 부과했다. 김밥 맛을 똑같이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는 18가지 품목(세척·소독제, 음식 용기, 위생 마스크, 일회용 숟가락 등)을 가맹점주에게 강제로 팔았다가 적발됐다. 바르다김선생은 정보공개서 제공 후 14일이 지나기 이전에는 가맹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규정도 위반했다.

바르다김선생은 공정위 적발 이후 지난해 10월 가맹점주 협의회와 상생협의회를 구성했다. 이후 비식자재 필수품목은 대부분 권유품목으로 완화하고 공급 단가도 낮췄다.

김 씨는 “‘갑질’ ‘폭리’ 등을 내세운 부정 이슈가 회자되면서, 정작 그 피해는 생계형 가맹점주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이 힘을 합쳐 상생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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