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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매출 3조 서프라이즈에도 적자는 눈덩이?
누적 손실 1조 넘어…투자금 대부분 소진
물류센터 등 담보로 3000억 차입 우려감

쿠팡이 올해 연간 3조원 매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유통업계는 올해 월간 ㆍ분기 사상 최고 매출을 잇따라 경신한 쿠팡의 매출 3조원 달성을 확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조9159억원의 매출을 거둬 올해 57%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하지만 극적인 매출 신장에도, 쿠팡의 속내는 타들어가고 있다. 2015년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본잠식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쿠팡은 2년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조9159억원, 영업손실은 5652억원이었다. 단순히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1조1388억원) 대비 70% 가까이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은 2년 연속 5000억원을 넘겼다. 영업손실은 2014년 1215억원, 2015년 5470억원, 지난해 5652억원으로 지속 확대되고 있다. 2년 누적 손실만 1조1000억에 달한다.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는 반응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 때문에 발생한 손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쿠팡은 2014년부터 상품 판매에서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서비스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자체 배송 직원인 쿠팡맨과 물류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크다. 쿠팡이 올해에도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경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투자금액과 자본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스타트업 전문 데이터베이스 기업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따르면, 쿠팡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14억2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4년 세콰이어캐피탈과 블랙록이 각각 투자한 1억달러(1100억원), 3억달러(3400억원)와 2015년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등을 합한 금액이다. 쿠팡의 누적 손실 규모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의 대부분이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당장 사업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금 유치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소프트뱅크 이후 해외 투자유치 실적은 전무하다보니 쿠팡은 제살을 깎아가며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특수상황그룹(SSG)은 쿠팡에 물류센터와 상품 재고를 담보로 지난 7월 300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만삭스SSG는 자금난 등 주로 기업의 특수상황을 투자 기회로 삼는다.

쿠팡은 투자금이 바닥나고, 회사 운영자금마저 부족해지자 물류센터 신탁이라는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핵심자산인 물류센터와 상품 재고까지 맡길 정도로 자금 조달이 절실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추가 자금 수혈에 실패할 경우 향후 영업 방향을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아직 여유 자금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단순 계산만으로 쿠팡의 재무 상황을 가늠할 수 없다”며 “현재까지는 자금줄이 없어서 문제가 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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