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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지금 ‘미디어 빅뱅’ 격랑
디즈니-21세기폭스, 57조 ‘메가딜’
넷플릭스 등 자체 콘텐츠 가속화
AT&T, 타임워너 인수 시도하기도


급변하는 미디어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넷플릭스 등 신생 강자들의 부상에 위기감을 느낀 미디어 대기업들이 최근 합종연횡을 가속화하며 콘텐츠 확보 전쟁에 나서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월트디즈니는 이날 21세기폭스의 영화ㆍTV 사업 부문 등을 524억 달러(약 57조1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디즈니는 21세기폭스 영화사와 20세기폭스텔레비전, FX 프로덕션, 폭스21 등을 보유하게 된다. 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서비스 ‘훌루’ 등의 최대지분도 인수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캐릭터 엘사.

앞서 미국 이동통신사 AT&T가 타임워너 인수를 시도한 것도 콘텐츠 확보 목적이 컸다. 타임워너는 영화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와 뉴스채널 CNN, 유료 케이블 방송 HBO, 카툰네트워크 등을 보유하고 있다. 타임워너의 뉴스ㆍ영화 등을 AT&T 고객에게 제공해,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통적인 미디어 산업에서 파트너였던 기업들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경쟁 관계로 돌아서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IHS 마킷의 분석가 댄 크라이언은 “대형 미디어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다변화되면서 이들이 처한 현실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며 “매우 다면적인 이들 경쟁 관계를 단순히 ‘피바다’(bloodbath)로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밥 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은 진화하고 있고 시청자는 더 많은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선 디즈니가 이번 빅딜을 통해 막강한 콘텐츠를 장악, 미디어산업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긴장하는 건 TV 및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디즈니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이들의 가장 큰 경쟁자 중 하나인 훌루의 최대주주가 된다. 시장조사업체 이핏데이터(YipitData)의 분석가 마이클 슬로언은 “디즈니-폭스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훌루에 독점 제공할 경우 아마존은 물론 넷플릭스는 훨씬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핏데이터에 따르면 디즈니-폭스는 넷플렉스 인기 프로그램의 19%를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 또는 위탁 제작한 TV 프로그램은 15% 수준으로 디즈니-폭스에 못미친다. 아마존 프라임의 500개 인기 프로그램에서도 디즈니-폭스 콘텐츠가 9%를 차지했다.

이에 스트리밍 서비스사들의 자체 콘텐츠 확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3년부터 콘텐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넷플릭스는 2020년까지 콘텐츠의 50% 이상을 자체 제작하거나 제작자로부터 판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마존도 최근 베리 젠킨스 등 유명 감독을 영입해 콘텐츠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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