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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피겨 ‘강심장’을 얻다…차준환,최다빈 역경 딛고 평창행
‘포스트 김연아’ 자리메김…계속 성장중
부상 악몽 차준환, 20여점차 열세 극복
모친상,부상,부츠 3중고 최다빈의 사모곡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김연아가 각종 세계대회 수십개를 제패하고, 올림픽 2연패 문턱에서 러시아의 홈 텃세로 두번째 금메달을 강탈당한 뒤, 우리 국민들은 ‘제2의 김연아가 또 나올까’ 라면서 ‘연아’의 은퇴를 크게 아쉬워했었다.

김연아의 강점은 우수한 기량, 뛰어난 예술 감각에 담대한 멘탈을 들 수 있다. 3박자를 고루 갖춘 선수는 김연아가 거의 유일했다는 것이 세계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한국 피겨는 2017~2018 시즌, 어느때 보다 치열했던 평창 동계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치르면서 3박자를 어느정도 갖춘 선수들을 발굴해냈다.

특히 기량과 감각이 일신 우일신 성장하는 선수들이 ‘강심장’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은 한국 피겨의 큰 수확이다.

차준환의 대역전 4회전 점프 [사진제공=연합뉴스]

남자 싱글 차준환(휘문고)이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숱한 관문을 거쳐마지막 프리스케이팅 몇 분 연기를 앞둔 시점, 점수차는 무려 20.29점. 고교생 차준환은 기술력으로 큰 격차를 극복하고 경쟁자 이준형(단국대)을 제치고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차준환은 올림픽 최종 선발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68.60점을 받아 1,2,3차 선발전 최종합계 684.23점을 획득했다. 마지막 연기때 두번의 엉덩방아로 점수를 잃은 이준형(682.10점)을 불과 2.13점 차이로 따돌렸다.

마지막 연기 직전 1위 이준형도, 2위 차준환도 긴장되지 않을 수 없었다. 강심장, 그리고 3위에서 2위로 다시 1위로 가겠다는 강한 열정이 차준환을 평창으로 안내했다.

최근 몇 개월 쿼드러플(4회전) 점프 훈련에 전념하다 발목과 고관절 부상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일생일대 위기를 극복한 승리여서 더욱 값졌다.

단 한번의 연기로 20점의 격차를 극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보였다. 그러나 차준환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클린으로 수행하고 ‘필살기’ 쿼드러플 살코에서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지만,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훌륭히 소화한 이후, 후반부에 트리플 플립-싱글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로 가산점까지 챙겼다.

비록 2위로 밀렸지만 이준형 역시 2014년 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한국 남자 피겨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가 이듬해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재활의 의지를 불태운 끝에 지난 9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에서 종합 5위에 올라 16년만에 한국남자피겨 올림픽 출전권을 따온 의지의 선수이다.

최다빈의 연기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여자부에선 기량의 발전속도, 표정 및 몸짓 연기가 ‘같은 나이대 김연아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영(과천중)이 최종 1위를 하고도 나이가 어린 바람에 출전권을 얻지 못한 가운데, 2위 최다빈이 비교적 여유있게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최다빈도 최근 7개월새 모친상, 부상, 부츠 피팅 문제 등 3중고 겪었지만 강한 부활 의지로 마침내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꾸준히 성장해 세계정상권에 도달할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김연아가 7일 평창올림픽 피겨 선발전이 끝난 목동아이스링크를 방문해 최다빈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중학생이지만 가까스로 출전자격이 있는 김하늘(평촌중·510.27점)이 한국여자피겨 싱글에 걸린 두장의 출전권을 얻었다.

역시 나이제한으로 평창올림픽에 못 나가는 임은수(한강중)는 유영, 최다빈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김하늘이 4위이고, 박소연은 5위로 아쉽게 탈락했다.

김연아는 7일 최다빈 등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목동 아이스링크를 찾았다. 마치 후계자 임명식 같은 분위기였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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