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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남북대화는 낙관도, 우려도, 조급해서도 안된다
남북이 9일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 긴장 해소를 위한 군사회담 개최, 남북 관계 모든 문제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해결한다”는 3개 항의 원칙에 합의했다. 고위급회담의 공동 보도문을 통해 나온 결과다.

평가는 총천연색이다. 2년여만의 첫 대화치고는 ‘기대이상의 성과’라고도 하고 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불발에 ‘아쉽다’는 얘기도 나온다. 북측이 비핵화 언급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걸 두고 ‘하나마나 한 회담결과’라고 폄훼하는 주장도 있다. ‘북한이 남한을 또 가지고 노는 것일 뿐’이란 냉소적인 일부 외신평가도 나왔다.

이같은 각양각색의 평가는 결국 남북 대화가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반증에 다름 아니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남북은 대화에 임하는 목표가 서로 다르다.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동결이 대화의 입구, 완전한 폐기가 대화의 출구”라고 말했다. 반대로 북한의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다. 지금 북한이 갑자기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의도는 분명하다. 한반도 평화유지 노력을 국제적으로 홍보하고 온건론을 끌어내 대북 제재의 압박 수위를 낮추기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정책으로 통미봉남이 어려우니 대화 채널로 남측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한반도 문제는 남북 어느 한 쪽이 단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대북제재나 한미연합훈련은 우리 의지만으로 중단이나 강화할 수 없다. 평화적 해결엔 미국,중국은 물론 심지어 일본과 러시아의 지지와 협조도 필요하다. 북한도 모를리 없다.

그럼에도 이번 회담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단초임은 분명하다. 물꼬를 트지 않고는 물이 흐르게 할 수 없다. 다시 막히더라도 시도해야만 하는 당위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험난하다.

평창 올림픽이 끝나면 남북 대화는 ‘진실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당장 4월이면 연기된 한미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시기가 도래한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면서 달러 공급줄이 될 개성공단재개를 거론하면 우리는 어떤 조건으로 수락여부를 결정해야 할지 고민될 수 밖에 없다.

남북대화는 낙관도 우려도 조급해서도 안된다. 그러니 지금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다. 다행히 정부의 자세는신중하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수락하자 “북한에 대한 성급한 판단이나 기대는 금물”이라면서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꼭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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