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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민낯은 민폐?
최근 초등학생들의 화장이 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고등학생들의 화장이 문제가 됐었는데 이제는 초등학생들까지 화장에 노출된 것이다. 그래서 각 학교에서는 학교 화장 동의서까지 발송하고 있다. 대부분 무분별한 규제 대신 합리적 수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장 교사들은 어린 나이에 화장을 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성존중과 인권보호 추세에 따라 규제하기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오죽하면 수업시간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 하나가 선생님이 사용하는 화장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라고 하니 그 분위기가 짐작된다.

학부모들 역시 아이가 원하니까, 친구들 사이에 왕따를 당할까봐 어쩔 수 없이 허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화장품 안전사용 7계명을 담은 ‘소중한 내 피부를 위한 똑똑한 사용법’ 책자를 재작년에배포 하기도 했다.

최근 류영진 식약처장은 지난해 연기된 어린이 화장품에 대한 향후 진행에 대하여 어린이용 화장품은 안전등을 더 엄격하게 관리해서 연내 기준을 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아이들의 화장이 한 때 유행으로 지나가지는 않을 듯 보인다.

반면, 헐리우드에서는 여배우들의 쌩얼 사진 공개가 잇따르고 있다. 몇 년전부터 시작된 일이지만 동참하는 배우가 많지 않았다. 니콜 키드먼, 페넬로페 크루즈, 케이트 윈슬렛, 스칼렛 요한슨, 줄리아 로보츠 등등이 잇따라 기초화장도하지 않은 얼굴을 공개했다. 대표적이다. 처음에는 외모지상주의에 맞서서 펼쳐진 일이었지만 최근엔 여성의 자유와 해방을 이유로 많은 여성스타들이 동참하고 있다. 여자라면 당연히 화장을 하고 꾸미고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과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사실 여자들은 남성들에 비해 외모에 의해 평가를 받는 일이 많다. 그래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외모 가꾸기에 반강제적으로 동참해야만 한다. 화장을 하지 않은 여성을 보면 얼굴이 ‘왜 그러느냐?’ ‘어디 아프냐?’ ‘민폐 아니냐’ 는 등 언어폭력을 서슴지 않게 하기도 한다. 여성은 항상 젊고 아름답고 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은 지독히 여성을 억압하는 발상이다. 그 누구도 여성의 메이크업을 강제할 수는 없다. 오히려 여성들은 이런 강압적 시선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을 사랑하는 법, 내면의 자신에게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나라 여배우 김고은씨가 SNS에 민낯을 공개 했었다, 그러자 많은 누리꾼들이 “애 낳은 우리 이모 같다”, “두꺼비 신부”, “여자 류준열 같다”, “개그우먼이냐, 무슨 자신감으로 민낯을 공개하느냐”며 악플을 쏟아냈다. 결국 김고은은 악플을 이겨 내지 못하고 사진을 삭제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여성의 자신감과 내면의 아름다움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이런 사회적 억압과 편견이 아이들에게까지 대물림 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 어린이용 화장품 사용에 대한 찬반논란 보다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관을 키워주는 일이 더 필요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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