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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20여일 불과한 부족한 훈련시간 극복 과제
[헤럴드경제]여자 아이스하키에 남북이 단일팀을 꾸리기로 하면서 코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손발을 맞추는게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를 통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두 가지다. 기존의 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해 단일팀의 규모가 총 35명이 된다는 것과 북한 출전 선수가 경기당 3명 정도라는 것 외에는 세부적인 사항은 알려진 게 없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가능하면 빨리 내려와서 호흡을 맞추자고 북한 측과 논의됐다”고 말했을 뿐 시기는 못 박지 않았다.

현재 일정을 감안할 때 북한 선수들이 최대한 빨리 온다해도 손발을 맞출 시간은 길지 않다. 남북단일팀은 2월 4일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 뒤 다음 날인 5일 올림픽 선수촌에 입소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첫 경기는 2월 10일 열리는 스위스와 조별리그 1차전이다.

스웨덴과 평가전까지는 2주, 역사적인 올림픽 첫 경기까지는 20일이 남았다.

북한 선수 12명의 기량을 파악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고, 이들을 실전 테스트할 기회는 스웨덴과 평가전이 유일하다.

함께 훈련할 장소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대표팀이 합숙 훈련 중인 진천선수촌이 가장 유력하다.

합동 훈련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도 난제다. 우리 대표팀은 2014년 9월 새러 머리(30ㆍ캐나다) 감독이 부임한 이래 수년간 우리만의 전술과 시스템으로 조직력을 끌어올려 왔다.

북한 선수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고, 서로 쓰는 아이스하키 용어마저 다르다.

남북단일팀 사령탑을 맡게 된 머리 감독은 지난 16일 “북한 선수에게 대표팀의 전술을 가르치는 데만 해도 한 달이 걸린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북한 선수가 섞여서 훈련하면 우리 대표팀의 조직력이 흐트러지는 문제가 생기고, 그렇다고 따로 훈련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북한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면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남북한의 전력 차이가 크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 리그) 대회 4차전에서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 중에서 우리 전력에 보탬이 될만한 선수는 2∼3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머리 감독이 경기당 투입되는 북한 선수 3명에게 우리 대표팀의 취약 라인인 4라인을 맡기는 것이다.

총 6명이 한 팀을 이루는 아이스하키에서 골리를 제외하고 3명의 공격수와 2명의 수비수로 이뤄진 한 조를 라인이라고 한다.

북한 공격수 3명 또는 수비수 2명에게 한 라인을 책임지게 하면 북한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호흡 문제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다만 우리 대표팀은 지금까지 형식적으로는 4라인까지 구성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1∼3라인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다. 4라인의 경기 출전 시간은 극히 미미했다.

남북단일팀은 스위스, 스웨덴, 일본과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순위 결정전까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소 5경기를 소화한다. 북한 선수의 기량에 따라 경기마다 출전 시간을 탄력적으로 부여하면 12명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줄 수 있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머리 감독에게는 고문과도 같은 상황”이라며 “만약 북한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극히 적을 경우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지적했다.

그는 “일단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머리 감독에게 정치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선수 선발 권한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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