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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스타벅스 못지않은 동네책방 효과

  • 기사입력 2018-01-2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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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생겼다. 넘어오라 넘어오라, 주문을 왰다. 찻길에 막혀있던 흐름이 건너오길 기다렸다.

문화의 흐름은 길 하나가 좌우한다. 골목길이 사람들의 자연스런 동선을 더 깊숙이 이끈다면 찻길은 발길을 막아선다. 요즘 핫한 트렌드인 동네책방도 마찬가지다. 홍대 인근, 서교동, 망원동, 연남동까지 번지는 동네책방이 그 여세를 몰아 찻길 건너 연희동까지 넘어오길 고대했다. 사실 북카페와 개성적인 동네책방이 몰려있는 연남동도 집에서 지척이지만 찻길이 주는 심리적 거리는 꽤나 멀다.

성산로를 앞에 둔 야트막한 산을 끼고 있는 연희동은 지대가 높고 확트여 봄이면 햇살을 듬뿍 받은 노란 개나리가 가장 먼저 피는 곳이다. 흐드러지게 담벼락을 타고 흐르는 개나리가 장관이었던 오랜 주택가가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모습을 바꿔가기 시작했다. 대지가 큰 단독주택들이 헐리고 새 건물이 들어서는가하면 리노베이션도 한창이다. 독특한 디자인하우스, 공방, 까페가 한, 둘 들어서는 건 좋은 조짐이었다. 이쯤 되면 동네책방이나 북카페 하나쯤은 생길 법도 했다.

그런데 사실 그런 소망은 이미 이뤄져 있었다. 길가에선 보이지 않는 언덕배기 골목 안쪽에 이미 멋진 동네책방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어떻게 생긴 책방일까,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책들이 있을지 마음이 설렜다.

저녁 7시에 문을 여는 동네책방이란 사실도 흥미로웠다. 그야말로 퇴근길에 딱이다.

스마트폰 지도를 나침반 삼아 두리번 거리는 눈에 희미한 등불이 와락 반가움을 준다.

불빛이 고요한 서점 안쪽의 풍경은 마치 딴 세상처럼 보였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책을 고르고 있는 손님 둘이 있다. 일행이다. 서가형으로 띄어놓은 책장, 앙증맞은 부분 조명과 차분한 인테리어로 고즈넉함을 안기는 분위기에 금세 몸과 마음이 풀어진다. 다른 일행들은 책에 대해 이것 저것 얘기하면서 한 보따리 사는 모양이다. 일반 서점에선 보지 못한 독특한 책 한 권을 들고 계산을 하면서 서점주인과 말을 텄다.

광고기획사에 다니다 친구와 동업했다는 주인은 연남동 쪽은 임대료가 비싸 상대적으로 저렴한 쪽을 택했다고 했다.

지난 일년간 서점 운영은 수입을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임대료, 전기세를 내고 나머지 돈으로 책을 구입하고 재투자하고 나면 그만이었다. 돈을 벌 생각도, 인건비를 건질 생각도 하지 않아서인지 그렇게나마 1년을 넘길 수 있었던 건 다행이라고. 그러면서 단골도 생겼고, 우연찮게 동네 주민인 김영하 작가와 유시민 작가의 사인회를 열 수 있어서 큰 도움을 얻었다는게 서점 주인의 지난 얘기였다.

멋진 동네책방 한, 둘은 동네의 표정을 바꿔놓는다. 많아야 하루 열댓 권 파는 동네 책방이 목좋은 곳에 있는 경우는 없다. 구석지고 외진 곳,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하는 동네나 후진 건물 꼭대기에 동네책방이 있어도 그것만으로 그 동네는 달라진다. 그런데 최근 운영난에 허덕이다 문을 닫는 동네책방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손을 놓고, 독자들이 구경만 하는 사이, 모처럼 싹튼 새로운 문화가 사라질까 걱정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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