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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평화 올림픽’ 기초는 닦았지만 소통없는 과정은 유감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신년사 언급이 있은지 20일여일, 관련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린지 열흘 남짓만에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를 통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방식과 세부조건이 최종 확정됐다. 북한의 평창행을 IOC가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목이 집중됐던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訪南) 일정도 22일 끝난다. 금강산 남북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 훈련 우리측 선발단이 23일 현지로 떠나지만 크게 문제될 사안은 없다고 한다. 이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일만 남았다.

북한의 평창 참가는 인류 평화와 화합의 제전이란 올림픽 정신에 잘 부합된다. 더욱이 우리는 냉전 시대가 오래전에 종식됐음에도 여전히 분단 상태로 남은 세계 유일의 국가다. 그 비극의 현장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남북이 한 깃발 아래 입장하고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역사에 남을만한 성과다. 바흐 IOC위원장이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해 “올림픽 스포츠 통합의 힘을 보여주는 위대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평창행은 반가우나 그 과정은 아쉬운 대목도 적지 않았다. 현 단장의 방남 일정을 멋대로 바꾸는 북측이나 한 마디 항의조차 못하는 우리 정부의 자세는 모두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손님을 맞는 주인의 입장에서, 또 성공올림픽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얼마든지 넘어갈 수는 있는 일이다.

하지만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남북은 IOC와의 협의에서 남한 23명, 북한 12명으로 선수 엔트리를 구성하고 이중 경기 엔트리 22명에 북한 선수 3명을 넣기로 했다. 물론 경기엔트리는 일반 출전국과 같지만 이들의 선수 엔트리는 23명이다. 사정이 어떻든 우리만 12명이 더 많다. 무엇보다 이게 공정한 경쟁이라는 스포츠 정신과 맞지 않는다. 정치적 이유로 올림픽 정신이 훼손된 셈이다. 더욱이 우리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북한선수 몫만큼 출전 기회를 제약받게 된다. 어떠한 보상으로도 그 박탈감을 상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 청와대는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공허해 보인다. 선수와 국민들이 납득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마음으로 올림픽 성공을 성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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