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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겨울 서커스
필요는 도구를 낳고, 더욱 편하고 재미있어진 생활은 문화예술과 오락을 낳았다.

눈과 얼음은 스키와 썰매, 스케이트를 낳고, 미끄러짐이 주는 묘미는 다양한 레저를 만들어냈다.

스키는 ‘눈 위에서 걷는 신발’(Skilobor)에서 유래됐으니, 겨울 생활 필수품이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큰 나무가 길을 가로막는가 하면, 구릉지와 얼어붙은 호수가 있었을 것이다.


오르막은 발 모양을 ‘V’자로 만든 뒤 지팡이를 힘차게 찍어 추진력을 얻는 ‘헤링본’ 기법으로 올랐다. 소나무 앞에선 ‘카빙’으로 훽 돌았을 것이다. 호수 얼음판의 코너링도 카빙과 다를 것이 없다.

요철 심한 곳에서 종아리에 힘을 주고 폈다 오므렸다 하며 ‘모굴’ 주법을 썼다. 경사가 하도 가팔라 내리막 도움닫기로 올라가본들 되돌아오기 일쑤다. 하프파이프이다. 아예 박차고 날아올라 공중회전도 해본다.

겨울 생활 도구로 곳곳을 누비다보니 재미가 생기고 레포츠로 발전한다. 가족과 함께 한 썰매는 봅슬레이가 됐다.

설원과 빙판 위 놀이도 땅 위의 것과 비슷하다. 아이스하키는 축구와 핸드볼, 설상의 크로스컨트리는 마라톤, 피겨는 체조와 무용, 스피드스케이팅은 육상 트랙종목, 바이애슬론은 철인 몇종 경기를 닮았다.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은 육상 탈 것의 경주, F1 또는 투르 드 프랑스에 비할 만 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얼음 위 집단 출발 마라톤 매스스타트가 새로 생겼다. 한국 남녀가 금메달 후보이다.

‘설원의 서커스’라고 불리는 ‘스노보드 빅에어’ 경연도 평창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다. 점프대 길이가 100m나 되니 크고 다양한 묘기가 펼쳐진다. 벌써 공중 4회전을 하는 선수까지 나왔다. 컬링 믹스더블, 알파인 스키 혼성단체전 등이 새로 추가됐다.

알고 보면, 동계 스포츠에 대한 재미와 함께 평창에 대한 사랑도 깊어질 것이다. 

함영훈 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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