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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서와, 평창은 처음이지”…유쾌한 그럼프씨 눈에 비친 한국, 한국인
인구 500만의 핀란드에서 50만부 이상이 판매된 ‘그럼프 시리즈’의 작가이자 ‘핀란드 유머의 제왕’, 투오마스 퀴뢰가 한국과 평창동계올림픽을 소재로 한 소설 ‘한국에 온 괴짜노인 그럼프’(세종서적)를 출간했다.

소설은 30년대생, 전형적인 아버지 세대들의 가치관을 지닌 노인 그럼프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손녀딸을 방문하러 서울행 비행기를 타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모험을 담고 있다.

7000km나 떨어진 한국의 서울은 너무 먼 거리지만 헬싱키 공항을 떠나는 것 자체가 그럼프에겐 도전이다, 비행기에 입석이 없는 것도 불만인데 수하물 검색대의 직원과 감자와 모자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무인 여권심사대의 기계를 통과하느라 곤욕을 치른다.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인 ‘이 씨’에게서 올림픽에 대한 조언을 부탁받고 평창으로 초대받는 그럼프는 오래전, 나무 스키를 만들어 대통령에게 선물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그럼프가 보기에 한국은 신기방기하다. 서울의 교차로 한 곳엔 핀란드 전체보다 더 많은 신호등과 차량이 섞여 있고, 판란드의 모든 휴게소들을 합한 것보다 큰 고소도로 휴게소 화장실의 변기엔 미사일 발사버튼을 방불케 하는 제어판이 달려있다.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나라, 편의점 문을 24시간 여는 나라, 개미집처럼 복잡한 지하철에서 아무도 길을 잃지 않는 나라 등이 그럼프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이다.

평창경기장에선 아이스링크를 방문하고 한국의 스타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김연아의 놀라운 연기를 감상하며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스키점프대를 점검한다. 또 ‘이 씨’의 운전기사의 집을 방문해서는 복잡한 한국문화와 음식을 경험하고 아직 분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픔을 목격한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치밀한 사전조사와 함께 지난해 한국을 직접 방문해 취재하고 소설 속 배경이 되는 곳들을 답사한 만큼, 디테일이 생생하다.

이 책은 단순히 낯선 외국인의 한국 방문기로 치부될 게 아니다. 유럽의 역사와 어디서 들을 수 없는 동계올림픽의 뒷얘기 등도 참참이 들어있다. 또한 핀란드나 우리나 가벼이 여겨지고 있는 과거의 가치들, 근면성실, 품앗이, 자원활용, 단출한 삶 등에 대한 그럼프의 위트섞인 신랄한 투덜거림은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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