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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평창⑦] “올림픽 유산, 민관 윈윈 투자-수익 선순환 구조 돼야”
공공 전면관리땐 “혈세”, “흉물” 지적 불 보듯
관광지 즐비 好조건, 관광 인프라 투자는 필수
샤모니, 캘거리, 솔트레이크 선택과 집중
런던, 좋은 조건 제시, 민간 투자 적극 유치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평창-강릉-정선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높아진 개최지 브랜드를 활용해 올림픽 유산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켜나갈지에 대한 청사진이 제대로 수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와 영국 런던이 유치 추진-개최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사후 활용 및 지역발전 이슈를 염두에 두고 인프라 조성에 나선 점에 비하면 우리는 지지부진하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시설의 경우 공공부문이 손에 쥐고 있어봐야 “흉물”, “국민 혈세 낭비” 논란이 불 보듯 뻔하므로 적절한 ‘민간 투자 및 수익 창출’ 구조를 제공해 공공관리, 민간소유, 민간 위탁 등으로 분리 관리하고, 평창, 강릉, 정선에 대한 민관 합동의 지역개발이 병행돼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사진=평창 알펜시아의 가을]

강릉은 이미 다양한 생태계가 조성돼 활용ㆍ유지ㆍ발전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인구 1만명도 안되는 평창 대관령면의 경우 자체 추가 개발을 하지 않을 경우 체류형 여행이 어려워 아까운 시설과 브랜드 가치가 사장될 우려가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25일 “2021년 동계 아시안게임과 남북교류 등에 대비해 모든 시설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몇 개월도 안돼 슬라이딩센터 등이 흉물로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며 무리한 욕심이라는 지적이다.

역대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중 유산활용에서 모범적인 선례를 남긴 개최지의 경우 선택과 집중, 민간 매각 및 위탁, 관광인프라와의 연계, 도시계획 실행 등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프랑스 샤모니의 여름]

프랑스 샤모니는 스키와 등산, 생태관광, 캐나다 캘러리는 봅슬레이와 아트투어 하는 식으로 목표를 명확히 했다.

샤모니는 ‘알파인의 메카’라는 명성을 유지하면서 겨울 아닌때 트레킹 여행자 유입을 위해 고원 휴양시설 등을 신설했고, 캐나다 캘러리는 세계적인 썰매 명소라는 점에 집중한 뒤 평화의 다리, 헤리티지 박물관, 그렌보우 뮤지엄, 강변 산책로 등 관광지 연계전략을 폈다.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는 스키, 캠핑, 수영, 하이킹, 숲속 오두막 건설 등을 통해 사계절 관광지로 개발했다.

유치 신청 단계부터 도시계획을 염두에 두고 공익법인 유산컴퍼니(OPLC) 부터 만든 런던은 올림픽이 끝나자 스트랏포드 올림픽파크 내 메인스타디움을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웨스트햄에 매각했다. 웨스트햄은 올림픽 세리모니와 관련해 필요할 경우 선듯 공공부문에 자기 구장을 내어준다. 수영장은 ‘런던 아쿠아 센터’로 바뀌어 사설 수영장보다 훨씬 저렴한 수익형 생활체육공간이 됐다.

공업폐기물 등으로 버려진 땅이었던 스트랏포드 론즈강 주변은 근린공원 조성 투자가 이뤄졌고, 학교, 상가, 아파트, 레크리에이션센터 등 신도시의 위용을 갖추도록 하는 인프라 투자도 이어졌다. 공공이 좋은 조건의 멍석을 깔면, 공익-영리 모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자본이 참여했다.

IOC는 ‘하얀 코끼리’(겉보기에 훌륭하지만 실제로 허울 뿐인 것)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투자 없는 올림픽 레거시의 유지 발전은 없다. ‘돈맥’순환계가 돌도록, 어떻게 민관 콜라보 시스템을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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