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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소신과 의지 보여준 금감원장 취임사, 남은 건 언행일치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행보가 무난하고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일각의 우려는 어쩌면 당연했다. 김 원장은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정책위원장 등을 지낸 시민운동가다. ‘소액주주 운동’을 이끈 장본인이고 19대 의원시절엔 금융위와 금감원을 다루는 정무위원회 간사로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입법을 주도했다. 게다가 예대마진, 카드수수료, 대부업 금리, 홈쇼핑 보험 판매, 은산분리 완화 등에 부정적이다.

그랬던 그가 취임일성으로 “그동안은 참여연대나 야당 의원으로 역할을 했고 이제는 금감원장으로 그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일방적인 규제 강화론자로 너무 몰지 말아달라”고 부연하기까지 했다. 제대로 된 상황인식이자 그에 알맞는 역할론이다.정공법의 직설적인 표현이 반감보다는 기대를 불러온다.

업무와 관련한 소신도 기대이상이다. 취임사에서 보여준 그의 원칙론은 금융감독 수장이 지녀야 할 교과서적 덕목 그 자체다. 그는 “정책기관과 감독기관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며 금융감독의 원칙이 정치적, 정책적 고려로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옳지만 쉽지않은 말이다. 문재인 정부내의 위상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그는 또 “금감원의 역할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고, 영업행위를 감독하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며 국민이 부여한 권한도 본연의 역할수행에만 사용하자”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최근 땅에 떨어진 금감원의 권위와 관련해서도 “감독 당국으로서의 권위는 칼을 휘두르며 위엄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일 처리를 통해 시장과 국민에게 신뢰받을 때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는 점을 인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정도면 전문성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무색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그가 왜 기자ㆍ보좌관이 뽑은 우수 의원에 선정됐었는지 알만하다.

다만 한가지 취임사와 기자간담회 어느 곳에도 나타나지 않은 부분이 있다. 금융산업의 미래다. 감독업무도 금융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요구되는 건 원칙의 골격을 유지한 가운데 보여줘야 할 유연성이다. 홈쇼핑 보험판매는 불완전 판매를 줄이는 방향에서 유지하고 은산분리 원칙도 인터넷 은행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해주는 식이다.

취임사를 비롯한 초기 행보에서 우려를 기대로 돌려놓기위한 첫 단추는 제대로 꿰어진 듯 하다. 남은 것은 언행일치다. 그가 꿰뚫어 본 금융감독원의 역할과 업무 원칙을 충실히 지켜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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