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에선 엘리엇 전력에 염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을 반대했던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출자구조 개편 추가 조치를 주문,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엘리엇의 이번 성명서 발표를 과거 삼성물산 사례와 엮어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4일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면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라고 요구했으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합병과 관련해서는 ‘환영한다’고 밝힌 만큼 이번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앞서 엘리엇은 성명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주요 주주로서 현대자동차그룹이 개선되고 지속가능한 기업구조를 향한 첫 발을 내디딘 점을 환영한다”며 경영진에게 ▷현대자동차그룹 각 계열사별 기업경영구조 개선 ▷자본관리 최적화 ▷주주환원 정책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임 연구원은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분을 10억달러(한화 약 1조500억원) 이상의 보통주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산술적으로는 각 사의 지분을 1% 정도 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엘리엇이 기업경영구조 개선, 자본관리 최적화, 주주환원 정책 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엘리엇의 ‘전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주주에 불리하다며 비판한 바 있다. 2016년에도 지배구조 개편을 문제삼으며 삼성전자 분할, 30조원 현금배당, 미국 상장 등을 요구했고, 급기야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이러한 전력으로 미뤄, 엘리엇이 현대차의 대응에 따라 또 다른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현대차는 엘리엇이 성명서에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견지했다는 것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향후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자자 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국내외 주주들과 충실히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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