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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우리 시대, 농업의 가치

  • 기사입력 2018-04-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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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도올 김용옥 선생을 찾아뵙고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텃밭도 일구고 닭도 키우시는 도울 선생의 일상이야말로 ‘자연주의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울 선생은 “인류에게 자연이 없으면 아무리 과학기술과 문명이 발전해도 행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같은 이유로 “한 국가에서 농업과 농촌 없이는 국민이 행복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경제적인 논리를 넘어 ‘국민행복’ 차원에서 농업의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달 국회에 제출된 정부 개헌안의 제129조 1항은 ‘국가는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생태 보전 등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을 바탕으로 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농어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농어업의 가치는 단순한 산업이나 경제 논리의 관점이 아닌 식량 안보 등 공익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므로 농어촌·농어민의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농업계는 지난해 10월부터 ‘농업가치 헌법 반영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 바 있다. 한 달 만에 서명 1000만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았고, 이번 정부 개헌안에도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담을 수 있게 됐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헌법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농업의 역할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부여한다는 뜻이다. 농업의 역할은 식량 생산에 국한되지 않는다. 농업은 식량 생산 이외에도 생태계 보존, 환경보호, 수자원 확보, 자연재해 방지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식량 위주의 ‘생산주의 농정’에서 탈피하여 농업의 공익적이고 다원적인 역할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가 농업의 공익적·다원적 기능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스위스가 대표적이다. 스위스는 1996년 국민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연방헌법에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조항을 신설했다. 스위스 정부는 ‘다원적 농업’이 미래로 향하는 길이라고 인식한다. 식량 공급뿐만 아니라 식품안전, 천연자원 보존, 경관 보호, 국토 균형발전, 지방분권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통해 충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의 주인공이 철학자 스피노자인지 종교개혁가 루터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문장이 함축하는 의미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우리는 존재하는 한 저마다의 일을 해야 하며, 그것은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일이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하필 사과나무였을까. 지금은 품종개량으로 수확까지 걸리는 기간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과거에 사과는 10년 가까이 기다려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기다림의 과실’이었다. 농업의 가치도 이러하다. 당장 눈앞의 성과보다는 10년, 20년 후 그리고 보이지 않게 간접적으로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농업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

도올 선생과의 만남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문재인 정부가 농업을 남북문제만큼 중요하게 챙겨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이 ‘어떻게든 농업·농촌 문제만은 이렇게 바꿔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국가적 명운이 달린 남북문제와 똑같이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말씀이 큰 울림을 주었다. 개헌안을 통해 농업의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첫 삽을 떴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농업·농촌 문제에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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