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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GM 일단락] 한국GM 잠정합의 했지만…경영정상화는 ‘산넘어 산’
70일 마라톤협상 끝에 잠정합의안 도출
노조 찬반투표·정부 지원협상 본격화
무너진 영업망 복구·여론회복도 시급


한국GM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법정관리를 피했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의 찬반 투표가 남아있고, 경영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산업은행 및 정부와의 자금 지원 협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무너진 영업망 복구와 악화한 국민 여론 회복도 시급하다.

한국GM 노사가 지난 23일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민주당 한국GM대책특별위원장), 문승 한국GM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오는 25∼26일 이틀 간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70여 일 동안 14차례 교섭 끝에 이끌어낸 이번 잠정합의안이 부결된다면 한국GM 사태는 다시 혼돈으로 빠져들 수 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도 23일 잠정합의안 타결 후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앞으로 2일 간 진행될 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되길 바란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우리 정부와 GM 본사 간 협상도 산 넘어 산이다. 지금까지 한국GM 노사가 구조조정과 인건비·복리후생비 절감 등 자구계획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다면 우리 정부와 미국 GM 본사의 자금 지원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GM은 일단 오는 27일까지 신속하게 투자확약서를 체결하자고 우리 정부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은 내달 초 예정인 최종 실사보고서를 보지 않고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투자 확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산은은 다만 실사 중간보고서를 토대로 5000억원 상당을 신규 투자한다는 구두 합의 또는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우선 체결한 후 내달 실사 최종보고서가 나온 이후 합의서에 공식 서명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철수 가능성을 막기 위한 ‘비토권’ 문제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정부와 산은은 GM에 대해 한국 시장에 10년 이상 체류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자와 출자전환 과정에서 산은의 지분율(17%)이 내려가도 중요 의사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비토권도 지원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GM은 지난 2002년 한국GM을 인수한 뒤 15년 동안의 지분 매각 시한이 종료된 2017년 10월 이후 군산 공장 폐쇄 등 한국 시장 철수론을 꺼집어냈기 때문이다. GM은 이같은 전제조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GM은 당장 급한 자금 융통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GM 본사로부터 차입금 형태로 자금을 지원받아 유동성 문제부터 해결할 계획이다.

본사로부터 빌린 돈이 아직 남아있지만 향후 자본금으로 출자전환될 계획이어서 한국GM의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무너진 영업망 복구도 시급한 문제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쉐보레 대리점은 284개로, 작년 4월과 비교해 16개 줄었고 영업사원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고상용 한국GM 전국대리점발전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장은 “노사가 합의를 이뤄냈지만 대리점이나 협력업체 입장에선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며 “전국적으로 3900여 명에 달하던 대리점 영업사원이 절반으로 줄어든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회사가 신차출시와 프로모션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 배정받을 2개의 신차가 생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 국내 여론 회복도 중요한 문제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군산공장 폐쇄가 발표된 지난 2월부터 반토막난 상태다.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철수설 논란과정에서 국민 여론이 크게 악화했다”며 “내수 판매량 회복을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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