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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해빙무드…접경지역 경매 과열 조짐
토지 낙찰가가 감정가 추월
전문가“낙찰가율 역대급 이례적”
강화·파주·철원 등 개발기대


24일 오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경매6계. 이날 처음 경매에 나온 파주시 탄현면 문지리 토지 2717㎡가 12억585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9억7456만원)를 30% 가까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토지 낙찰가가 감정가 보다 높은 경우는 흔치 않아 최근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주시 탄현면은 정전 협정이 실현되면 개발 가능성이 큰 곳이다.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당시 이곳부터 강화군 서도면까지 67㎞ 길이의 한강하구가 중립구역으로 정해졌다. 경기도는 이 지역을 활용하기 위한 사업 구상을 위한 용역을 올 상반기 발주할 예정이다. 
파주 운정지구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파주, 철원 등 접경지역 부동산 경매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토지와 주거시설 물건이 빠르게 줄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해당 지역의 각종 규제가 완화되고, 개발 가능성이 커지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1~24일 기준) 경매시장에 나온 파주시 토지 물건 낙찰가율은 평균 76%로 전달(46.4%) 보다 30% 가까이 급등했다. 파주 주거시설 물건 낙찰가율은 90%로 2013년 9월(95.6%) 이후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철원군 부동산 물건 인기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토지 낙찰가율은 136.8%로 2008년 8월(153.6%) 이후 가장 높다.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123.3%로 월말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월간 기준 역대 가장 높은 기록이 될 전망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경매 낙찰가율은 시장의 기대감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며 “남북 접경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낙찰가율이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물건 별로 과열 조짐까지 보이는 사례도 나타났다. 17일 의정부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감정가 4346만원인 철원군 서면 자등리 4787㎡ 토지는 낙찰가가 1억100만원으로 낙찰가율이 무려 290%나 됐다. 23일 같은 법원에서 경매 처리된 감정가 1억7835만원짜리 철원군 김화읍 청양리 142.2㎡ 건물면적(토지면적 1만2304㎡) 근린주택은 2억3999만원에 낙찰됐다.(낙찰가율 135%)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남북 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몇 달 남북 접경지역 부동산 물건이 경매시장에서 크게 줄었다”며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 해당 지역 규제완화가 예상되므로 채권자들이 굳이 경매로 보내지 않고 매매시장에서 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까지 매달 월평균 100개 정도씩 나오던 파주시 토지 물건 수는 지난달 41개, 이달 33개에 불과하다. 철원 토지 물건수도 작년 월평균 20~30개 정도였으나 이달 10개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박일한 기자/jump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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