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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하루 10시간도 못자는 한국의 영ㆍ유아…“TVㆍ인터넷 사용 과다”
-영유아 실태 국제비교…韓아동 9시간53분간 취침

-39개월 사교육 처음 접해…7명 중 1명 “2세 미만”

-사교육 프로그램 주당 2.2회…月 10만원 이상 지출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한국의 영유아들은 일주일 평균 유치원ㆍ어린이 집 같은 교육ㆍ보육기관에서 32.3시간을 보내고 TV나 인터넷 등 6.1시간을 이용한다. 여가 4.1시간, 예능 활동 1.6시간, 학습 1.3시간, 체육 0.8시간을 쓴다. 2~5세 아동은 하루 평균 9시간 53분을 잠을 잔다. 취침시간은 오후 9시 52분, 기상시간은 오전 7시 45분이다. 사교육을 처음 시작한 연령은 만 4세가 되기도 전인 평균 39.2개월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태어날때부터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취침시간은 채 10시간이 되지 못했고, 가장 늦게 잠을 자고 가장 늦게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7명 중 1명(14.2%)은 만 2세 미만에 사교육을 시작할 만큼 우리 아이들이 조기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다. 

▶태어날때부터 힘든 아이들=30일 지난해 5개국 영유아 학부모를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개선 방안’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2∼5세 아동의 취침시간은 평균 취침시간은 9시간 53분 밖에 되지 못했다. 대만은 9시간 42분으로 가장 적었고 일본(10시간 6분), 미국(10시간 9분), 핀란드(10시간 26분)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 서울(316명)과 일본 도쿄(249명), 대만 타이베이(354명), 미국 뉴욕(301명), 핀란드 헬싱키(216명) 5개국 2~5세 학부모 총 1436명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특히 한국의 아이들은 비교대상 국가 중 제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다. 한국 아동의 평균 기상시각은 오전 7시 45분이었다. 평균 기상시각은 일본이 7시 2분, 미국 7시 5분, 핀란드 7시 7분으로 우리나라보다 30분 이상 빨랐다. 대만은 7시 22분이었다.

우리나라 아이들 취침시각은 오후 9시 52분으로 상대적으로 늦었다. 우리나라 영유아 58.3%는 오후 10시 이후에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10시 이후에 잠자리에 드는 비율은 일본 1.6%, 핀란드 5.2%, 미국 9.0%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영유아의 TV나 인터넷 사용시간은 일본이 8시간 36분으로 가장 길었고, 한국이 6시간 6분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은 4시간 48분, 핀란드는 4시간 12분이었으며, 대만은 6분 정도로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짧았다. 학습시간의 경우 미국이 주당 1시간 30분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한국 1시간 18분, 대만 1시간 12분, 일본 30분, 핀란드 18분 순이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영유아의 사교육 이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학습시간과 TV나 인터넷에 노출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 사교육 시달리는 아이들=한국 영유아가 사교육을 처음 시작한 연령은 평균 39.2개월로 조사됐지만 2세 미만도 14.2%나 됐다. 영유아의 사교육 프로그램 이용 횟수는 한국이 주당 2.2회로 비교 국가 중 가장 많았다. 미국(1.6회), 일본(1.5회), 핀란드(1.4회), 대만(1.3회)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월 평균 사교육 비용은 한국 10만1000원으로 미국(17만7000원) 보다는 적었지만 대만(6만6000원)보다 많았다. 다만 가구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은 한국이 5.2%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대만 4.8%, 미국 3.4%, 일본 3.2%, 핀란드가 1.5%로 나타났다.

한국 부모 절반(51.8%) 이상은 사교육 시키는 이유로 ‘자녀 발달과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를 꼽았다. ‘자녀가 원해서’서 사교육을 시키는 경우는 30.6%였다. 사교육 프로그램 회당 평균시간은 52분이다. 월 가구소득에 따라 500~600만원 미만의 가구(45.1분)와 600~700만원 미만의 가구(66.8분) 간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의 부모들은 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고 비용에 대한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의 권유, 경쟁의식, 외부의 기대 등을 이유로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조기 사교육은 오히려 정상적인 영유아 발달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유아들이 확실치 않은 미래를 위해 발달 수준에 맞지 않게 현재의 행복을 희생하고 현재의 놀 권리를 침해당하면서 사교육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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