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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혈세 수혈받은 한국GM, 자동차판 하이닉스돼야
한국GM이 정상화 방안이 마련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댄 암만 GM 총괄사장은 ‘10년 이상 영업유지’와 산업은행의 ‘비토권’을 전제로 70억5000만달러(약 7조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내용에 조건부 합의했다. 정부도 2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경제현안간담회를 열어 이를 추인했다.

한국GM에 대한 총 투입 자금 70억5000만달러 중 GM은 63억달러(6조8000억원)를, 산업은행은 7억5000만달러(8100억원)를 분담한다. GM은 한국GM에서 받아야 할 대출금 27억달러를 자본금으로 출자전환하는 동시에 신규로 36억달러를 추가투입하고, 산업은행도 지분율에 따라 7억5000만달러를 보탠다. GM이 협상 막판 창원 공장 업그레이드와 희망퇴직 비용 등의 이유를 들어 13억달러를 더 넣겠다면서 산업은행에 자금 증액을 요구하자 정부가 이를 수용해 양측의 투입 자금은 15억5000만달러 늘어났다.

5월초 마무리되는 최종 실사 결과가 중간보고서와 일치해야한다는 전제가 남아있지만 GM 본사가 미국에서 진행되는 1분기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콜에서 합의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 보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제 예정대로라면 한국GM은 기존 차종의 생산과 설비 업그레이드를 병행한 후 2019년 말부터 부평공장에서 내수 및 수출용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를 생산하고, 창원공장은 크로스유틸리티(CUV)의 새로운 모델을 2022년부터 생산한다. 그렇게 되면 최근 3년간 3조원의 적자를 낸 한국GM은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선다. 하지만 그건 돈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GM본사와 우리 정부의 지원만으로 ‘미운 오리 새끼’의 ‘화려한 귀환’이 이뤄질 수는 없다.

한국GM 경영정상화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노사가 합의한 자구계획의 철저한 이행이다. 그건 말할 수 없는 고통의 감내를 의미한다. GM의 미국 페어팩스 공장은 1000여명을 일시해고 하며 버틴 후에야 경쟁력을 갖췄고, 르노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도 2009년 폐쇄 위기 이후 노사 대타협을 통해 반전에 성공했다.

한 때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SK하이닉스는 이제 한국 수출의 견인차이자 효자 중 효자 기업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30조원 매출과 13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 20조원 중 70%가 하이닉스에서 나왔다. 한국GM이 자동차판 하이닉스의 기적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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