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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K·코카콜라걸…‘뉴요커 일상’ 초상화의 거장 카츠, 첫 한국展
뉴요커들의 일상을 포착한 현대 초상회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91)의 개인전이 국내 최초로 열리고 있다.

롯데뮤지엄(대표 한광규)은 ‘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을 25일부터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에는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로 꼽히는 초상화와 풍경화를 비롯 ‘컷아웃’으로 불리는 평면조각 등 70여점이 나왔다. 롯데뮤지엄측은 “신작인 CK(캘빈클라인)시리즈, 코카콜라걸 시리즈가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이정도 대형 전시는 아시아에선 처음”이라고 전했다. 

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 전시전경. 코카콜라 걸 시리즈
`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 전시전경. CK 시리즈와 블랙드레스 시리즈

카츠의 초상은 ‘크롭-클로즈업’의 방식을 이용 대담한 구도를 적용한다. 광고 사진이나 영화의 클로즈업 방식과 같아 관람자에게 인물에 더 집중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독특한 단색조의 바탕에 깊이감을 생략하고 색면으로 표현된 인물은 만화같으면서도 색면추상을 떠올리게 한다. 인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인물의 특성이 사라지지도 않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무용수 ‘로라’를 그린 일련의 작품은 무용수들 특유의 우아한 신체를 잘 포착했다. 곧게 뻗은 목선과 그에 따라 움직이는 잔근육은 발레를 좋아하는 관객만이 눈치챌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2017년부터 시작한 코카콜라 걸 시리즈는 강렬한 빨강 화면이 인상적이다. 흰색 레오타드를 입은 금발의 여인이 주인공인 이 시리즈는 작가가 수영복 모델이 인쇄된 광고 포스터를 보고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CK시리즈도 택시 뒷자리에서 본 TV 광고를 보고 탄생했다. 검은색 배경과 검은색 속옷을 입은 금발의 여인이 마찬가지로 주인공이다. 가장 미국적인 두 브랜드는 알렉스 카츠의 화면에서 ‘아메리칸 뷰티’로 거듭나고 있다. 이주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카츠는 특정 미술사조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만의 초상회화 스타일을 완성했다”며 “색면을 통해 구상과 추상이 교묘히 공존하고, 뉴요커들의 일상을 쿨하게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블랙 드레스, 컷 아웃을 비롯 1960년대 구작도 선보인다. 아내인 ‘아다(Ada)’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업도 함께 나왔다.

전체적으로 카츠 회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지만, 주인공들이 대부분 백인 여성인 점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메리칸 드림에 합류할 수 없는 한국인이라서 그럴까. 전시는 7월 23일까지 이어진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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