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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예사롭지 않은 北中 2차 회동, 북미회담 영향없어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2일만에 중국을 전격 재방문한 배경이 궁금하다. 역사적인 북미회담을 앞둔 시점이라 더욱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7일 중국 다롄(大連)에 도착해 다음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만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25일부터 나흘간 베이징을 극비리에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이처럼 단기간내 잇달아 중국을 방문한 것은 북-중 교류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그만큼 한반도 주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간 정상 회담 내용도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CCTV와 조선중앙TV 등 중국과 북한 매체들은 한결같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수준의 보도로 일관할 뿐이다. 두 정상의 비핵화 의지 재천명 역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원론적 언급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곧 있을 북미 정상회담과 무관치 않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실제 당장이라도 열릴 듯하던 북미회담 전선에 다소간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까지 했던 날짜와 장소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부터 수상쩍다. 실무자 접촉과정에서 모종의 삐걱거림이 생겼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수위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주장했지만 한 단계 나아가 ‘영구적’ 수준을 요구할 작정이다. 여기에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전체로 해체 대상을 확대했다.

김 위원장이 급박하게 중국을 찾은 것은 이같은 미국의 압박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북-중간 확고한 연대를 과시하며 이를 토대로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보겠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북미 핵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중국이라는 안전판을 확보한다는 이중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서라도 북미 핵협상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한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우리의 바람대로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김 위원장의 전격 재 방중 역시 이같은 관점에서 차분하게 냉정하게 배경을 파악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북미간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지금의 평화 분위기로 반전시킨 것은 ‘한반도 현안 운전자’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의 역할이 컸다. 모든 역량을 모아 그 의지와 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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