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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이슈 추적] 박항서 감독 앓는 공황장애?…외부 위협 없이도 불안ㆍ공포
-‘베트남 영웅’ 박항서 감독, 방송서 “공황장애” 고백
- 이상민 등 유명인 앓아…호흡곤란ㆍ어지러움 겪어
- 음주ㆍ흡연, 악화시켜…치료하면 70~80%는 호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 1월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시키며 일약 현지의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박 감독은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한 지상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트레스 때문에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후 공황장애는 17일 현재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주요 검색어 순위에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같은 방송에 출연한 가수 이상민 씨는 물론 개그맨 김구라ㆍ이경규 씨를 비롯한 많은 유명인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다고 고백한 질환이기도 하다. 

’베트남 국민영웅‘ 박항서<왼쪽>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황장애를 앓는다고 고백했다. 공황장애는 외부 위협 없이도 죽을 것 같은 두려움에 빠지는 질환이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가수 이상민 씨와 함께한 모습. 이 씨도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이상민 인스타그램]

보통 공황장애는 알 수 없는 불안이 고조돼 과호흡 상태에 놓이고, 정신이 혼미해져, 곧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빠지는 질환이다. 실제로 이런 불안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만 정신 질환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는 사례가 많다.

공황은 갑작스럽게 공포감, 불안감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를 말한다. 갑작스러운 반응은 다양한 신체 증상을 유발하고, 이성적 판단을 멈추게 한다. 이러한 느낌과 신체 증상 속에서 불안감은 심해진다.

하지만 이 같은 외부의 위협이 없음에도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러움 같은 다양한 신체 증상과 함께 심한 불안,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발생하는 증상을 공황장애다. 대개 10여 분 이내에 급격한 불안과 동반되는 신체 증상이 지속되다 저절로 사라진다. 그러나 쉽게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유제춘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는 초기에 간헐적 공황 발작이 발생한다”며 “만성화되면 다양한 2차적 증상이 나타나면서 더더욱 환자를 괴롭힌다“고 설명했다.

공황장애는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조기에 알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환자 중 70~80%는 상당한 호전을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유 교수는 “약물 치료는 공황 발작을 예방하거나 적어도 공황 발작의 증상의 빈도나 그 정도를 경감할 목적으로 사용된다”며 “다시 증상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예기 불안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약물을 통해 증상이 경감되면서 자신감을 얻고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공황장애의 치료 과정이다.

유 교수는 “공황장애 치료를 위해 흔히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세 가지”라며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항우울제, 단가아민산화효소억제제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세로토닌 계열의 항우울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공황장애의 비약물 치료 방법으로 정신 치료, 인지 행동 치료, 바이오피드백, 정신 교육 등이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 병원에서는 약물 치료와 함께 행동 치료, 인지치료를 혼합한 정신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유 교수는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 환자에게 공황 증상의 진행 과정, 증상으로 인한 고통, 정신적 극복 과정에 대한 상담을 한 뒤 적절한 교육, 지지, 격려 등을 통해 환자가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돕는다”며 “이 과정에서 가족들도 공황장애의 원인이 의지의 나약함이 아닌 뇌 전달 물질의 생물학적 이상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황장애는 분명히 일종의 정신 질환이다. 그러나 신체적인 영향, 과로. 심한 음주ㆍ흡연, 과도한 스트레스가 병을 악화시킨다. 유 교수는 “공황장애는 정신적으로 극복하기 이전에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 필수”라며 “치료를 병행하고 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쌓으면서 스스로의 염려와 불안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공황장애를 극복하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공황장애 자가 진단>

▶갑자기 숨을 쉴 수 없다.

▶머릿속이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다.

▶맥박이 빨라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하면 심장이 멎을 것 같다.

▶이유 없이 오한이 나거나 몸이 화끈거린다.

▶손발이 저리거나 다른 이상한 감각이 느껴진다.

▶식은땀을 흘린다.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메스껍거나 속이 불편하다.

▶지금 내 주변의 것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괜히 춥거나 혹은 덥다,

▶가슴이 답답해서 불쾌하거나 심하면 아프다.

▶죽음 또는 상응하는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온다.

▶자제력을 잃고 미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위 증상 중 4가지 이상을 한꺼번에 경험한 적이 있다면 공황 발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증상이 반복적이고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면 공황장애 가능성이 있다. 도움말:을지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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