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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개사 상장?…발길도 뜸하고 상장수도 줄고
5월까지 신규 상장사 17곳 불과
강화된 회계기준 자신감 상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더 많은 기업이 증시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엇나갔다.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가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께 증시에 입성하려던 기업들이 최근 강화되고 있는 회계감사 기준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은 결과라고 업계는 진단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스팩) 3곳을 포함해 총 17곳이다. 이는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수(스팩 포함 78곳)의 4분의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통상 상장 심사 청구가 하반기에 몰리는 것을 감안해 비교 기간을 지난해 1~5월로 좁혀도 지난해보다 5곳이 적다. 올해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곳까지 포함하면 총 37개 회사가 코스닥을 찾았는데, 이 역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연초~5월16일) 상장이 승인되거나 청구서를 접수한 기업 수(46곳) 보다는 적었다. 상장요건 개선, 증시 호황에 힘입어 올해 새로 코스닥에 상장되는 기업이 100곳 이상일 것이라던 거래소의 예상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된 금액도 규모가 줄었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2249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5월 상장한 코스닥 기업이 상장 당시 공모한 금액(3517억원)보다 36%가량 적은 규모다. 지난 10일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카카오게임즈가 1조원 이상을 공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어도 상반기까지 신규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지난해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코스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진 배경으로 최근 강화되고 있는 회계감리 기준을 꼽았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이후로 당국과 회계법인들이 감사기준을 강화하면서, 코스닥 상장사는 물론 비상장법인들까지도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장 업무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거래소와 IB업계는 상장 심사를 청구하는 기업 수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보다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보수적인 회계기준으로 인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상장을 미루는 기업들도 상당수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할 하반기 이후부터는 예비심사 청구 기업 수가 늘어날 것으로 거래소 측은 기대하고 있다. 계속사업이익, 자본잠식 요건 등 혁신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막는 규제가 폐지될 것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1월이지만, 실제 제도가 적용된 것은 지난달 9일부터다.

거래소 관계자는 “완화된 상장 요건에 대해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당장은 힘들더라도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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