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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숙인 강남 집값…꼿꼿한 강북 집값
상승률 이어 거래량까지 역전
서대문·동대문·성북·마포 강세

규제격차 크고 갭 메우기 겹쳐
전문가 “입주부담 탓…곧 바뀔것”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강남 집값이 결국 꺾였다.

하지만 강북 집값은 아직 꼿꼿하다. 강남에 집중된 재건축에 규제가 집중된 데 반해, 강북에 많은 재개발에는 정부의 단속이 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오른 덕분에 세금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강북의 매력으로 꼽힌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4월 이후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아파트값은 줄곧 내리막길이다. 이 기간(4월2일 대비 5월28일) 아파트가격 지수는 강남구가 0.47% 하락했고,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19%와 0.46%씩 떨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폭이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반면 강북 지역은 여전히 상승세다. 서대문구가 1.26% 오른 것을 비롯해, 동대문ㆍ성북ㆍ마포구 등도 1%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도 역전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5월 기준 강남3구의 구별 아파트 평균 거래량은 399건으로, 서울 25개구 평균 거래량 470건보다 낮다. 강남3구 평균 거래량이 서울 평균보다 낮게 나타난 것은 지난 201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분류돼 같은 규제를 받고 있음에도 이같은 차이가 나타난 것은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한 규제 차이가 한가지 원인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초과이익환수제, 관리처분인가 시기 조정 등 재건축 규제의 타격을 강남 지역이 더 크게 받았다.

반면 강북 지역에 많이 분포돼 있는 재개발은 규제가 덜해 투자 심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재건축 투자 상품의 대표격인 은마아파트 전용 76㎡가 최근 연초 최고가에 비해 2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에 거래된 것과 대비해, 재개발 사업이 활발한 서대문이나 동작구는 4월 이후 서울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다.

4월부터 적용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현재 논의가 한창인 보유세 인상 방안 등도 강남에 더 큰 타격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성북구의 J 공인중개사는 “강남은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양도세 부담이 크지만, 강북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어 양도세율이 10% 늘어나도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이에 강남북의 집값 격차가 줄어드는 일종의 ‘갭(Gap) 메우기’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강남 지역의 집값이 먼저 움직이고, 주변 지역으로 뒤이어 파급되면서 집값을 따라잡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강남이 투자자 중심의 시장, 강북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북 집값이 오른다는 말은 서민들에게 집값 안정의 효과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규제가 이어지고 있고 입주 물량 부담으로 인한 전세가 하락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강북 주택 시장도 강남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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