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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축구 기회도 많았다…집중력 문제라서 다행
”국민이 압박감 준다? 국대 자격없다“
그래도 희망…월드컵 시작되지 않았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러시아 월드컵 축구 한국대표팀은 몸 보다는 마음이 무거워 보였다.

7일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은 마치 경기가 풀리지 않은 한국과 중동지역 중위팀 혹은 동남아 강팀과의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공격은 우리가 하는데 골을 넣을 수 없는 날이었다.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날 경기 전반 19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박주호가 크로스를 띄워주자 김신욱이 공중으로 솟구쳐올라 헤딩슛을 꽂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너무도 아까운 장면이었다.

전반 39분 이용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김신욱의 헤딩슛은 왼쪽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골키퍼는 손도 쓰지 못한 상황이었다.

김신욱의 2~3회 걸친 찬스중에서 한골만 들어갔어도 한국팀은 골을 넣지 못하는 ‘불임 축구팀’의 오명을 듣지 않고 러시아로 향했을지 모른다.

아깝게 골인 안된 김신욱의 헤딩슛 [연합뉴스]

전반 29분 왼쪽 코너킥 부근에서 돌파한 한 이승우의 패스를 황희찬이 강하게 찼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일반적으로 조기축구 하는 아마추어 조차도 ‘아무 생각 없이 슛을 하면 공은 대체로 골키퍼 근처로 간다’는 것을 안다. 뭔가 심리적으로 쫓겼던 것은 아닐까.

후반 23분 기성용의 전진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30여m 단독 드리블한 뒤 쏜 손흥민의 회심의 일격 역시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김신욱이 빠진뒤 올라오는 센터링은 너무 낮아서 번번히 상대수비수에 막혔다.

아시아 중위팀 수준의 팀을 맞아 최소한 두 골은 들어갔어야 할 경기였다. 만약 그랬다면 대표팀은 “상승세”, “회복세”, “자신감 충만” 라는 평가 속에 장도에 올랐을 것이다.

심리적인 문제는 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평소와는 달리 유효슈팅 보다는 살짝 골대를 빗나가는 슛이 많고, 상대 문전에서 잦은 패스미스를 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이다. 어쩔줄 몰라 하는 것이다.

한번쯤 트릭 플레이를 거친뒤 패스를 하거나, 원터치보다는 볼을 짧게 나마 소유한 뒤 전반적인 움직임을 보고나서 찔러주는 식의 ’여유‘는 심리적으로 안정됐을때 가질 수 있다.

상대 골문의 구석을 찌르거나 템포 조절로 상대 골키퍼를 속여 슈팅함으로써 득점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심리적 안정 상태에서 훨훨 날때 이뤄지는 플레이이다.

기량의 문제라면 어쩔수 없지만 심리적인 문제라면 감독과 주장, 리딩선수의 심리적 매니지먼트로도 해결될수 있는 것이라 다행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이다. 스스로 잘 했던 플레이를 되뇌보고 다른 선수와 어떻게 조화시킬지 세밀한 부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냄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는 것이다.

국민이 압박을 준다고 볼멘소리 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냥 귀국하면 된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적인 것으로 복원시킬 능력이 있기에 국가대표로 뽑혔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국민과 선수들이 희망을 품는 이유는 아직 월드컵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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