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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마이클 돕스 지음, 홍희범 옮김, 모던아카이브)=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세기의 담판 중 1945년 2월4일 크림반도의 휴양지에서 열린 얄타회담은 현대사에 가장 큰 그림자를 남긴 회담이다. 4선 대통령으로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던 루스벨트, 나치 독일을 상대로 5년 반의 전쟁 끝에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었지만 힘의 중심이 미국과 소련에 넘어간 사실을 인식한 처칠, 둘은 700여명의 매머드급 사절단을 이끌고 얄타에서 스탈린을 만난다. 회담의 쟁점은 유럽국경과 전후 배상, 소련의 대일전 참전이었다. ‘토론의 달인’ 스탈린은 둘에게 만만찬은 상대였다. 얄타회담 두 달 뒤, 루스벨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선수교체가 이뤄진다. 트루먼이 무대에 오른 것. 얄타 회담 뒤 다섯 달 만에 열린 포츠담회담은 핵을 손에 쥔 트루먼이 소련을 무시하고 일본에 독자적 노선을 취하면서 이후 세계는 냉전으로 치닫게 된다. 워싱턴포스트 베테랑 기자 출신으로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20세기 역사의 분수령이 된 극적 사건들이 숨가쁘게 이어진 1945년 2월에서 8월까지 냉전시대의 서막인 6개월을 촘촘이 그려냈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최정화 지음, 문학동네)=’불안‘이라는 키워드로 일상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해온 작가의 신작 소설집. 여덟 편의 흡인력 있는 이야기들이 끝가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표제작인 ‘모든 것을 제자리에’는 붕괴된 건물의내부를 영상과 이미지로 남기는 일을 하는 ‘을’이라는 여성의 이야기로, 자신이 남겼다고 생각한 영상과 기록된 영상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찾아간 곳에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있는 그대로를 기록한다는 것도 결국 자신의 생각과 눈을 통과해야 한다는, 인식의 문제를 최정화식으로 보여준다. ‘인터뷰’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의 탁월한 솜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저명한 학자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한 남자가 내키지 않는 인터뷰 도중 신경적 발작으로 기자의 안경을 치는 바람에 실명시키는 사건이 벌어져 추락하고 만다. 수년 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지만 아내는 냉랭하다. 차단당한 자신의 진실을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부부에게 들려주면서 그는 자신의 기억을 수정하고 진실과 다른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이는그가 불안의 세계를 살아가는 방식이 된다. 최정화의 세계 속에서 독자들은 길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초공간(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김영사)=이론물리학의 세계적 석학 미치오 카쿠가 양자역학, 블랙홀, 웜홀, 평행우주 등 고차원의 현대물리학의 세계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친절하게 소개한 교양과학서.1994년 출간 후 뉴욕타임스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으며 국내에선 1997년 번역 출간됐다가 절판, 이번에 새롭게 나왔다. 초공간이란 4차원 시공간보다 차원이 높은 공간을 통칭하는 용어로, 특히 초끈이론은 우리가 4차원이 아닌 10차원 시공간에서 살고 있다고 본다. 3차원 공간과 1차원 시간 외에 6개의 공간차원이 추가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초공간이론의 역사를 소개하며 초공간이론을 도입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힘을 하나로 설명하는게 가능해진다는 점을 들려준다. 즉 초공간이론에서 물질은 ‘시공간의 구조를 통해 진동하는’ 일종의 물질로 보는데, 초끈이론은 바로 모든 기본입자의 특성을 ‘진동하는 끈’으로 설명한다. 초끈이론은 아직 검증가능한 물리량을 계산해내지 못해 여전히 미해결의 장으로 남아있다. 과학을 중심으로 역사, 예술, 종교, 철학을 오가는 저자의 서술방식과 놀라운 과학적 상상력, 알기 쉬운 비유 등 과학교양서의 미덕을 충분히 갖췄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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