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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52년만에 후반 슈팅 없는 승리…“자책골 선수 보호를”
전반 8개 슈팅이 전부…점유율은 36%

“자책골 선수 피살 사건 교훈 새겨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이번 대회 아시아 첫 승을 안긴 이란은 막판까지 집중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호평을 받지만, 다소 부끄러운 기록도 보유하게 됐다.

볼 점유율 고작 36%로 승리하는 경우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닌데, 후반전에 단 한 개의 슈팅수도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승리를 챙긴 것은 월드컵 축구 공식 경기기록이 채택된 1966년 이후 최초이다. ‘가성비’ 높은 공격이었다는 말은 차라리 부끄럽다.

16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서 이란은 후반에 얻은 한 골로 모로코에 1-0 승리를 챙겼다.

후반전에 골을 기록했으니, 슈팅이 없다는 것은 웃지못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로코 수비수의 자책 헤딩골이 승리를 안겼기 때문이다.

이란은 전반에만 8차례 슈팅을 했는데, 슈팅수는 그게 전부였다. 볼 점유율 36대 64가 말해주듯 이란은 수비에 치중했다.

3,4위 후보끼리의 경기에서 1,2위 후보를 상대로 2위 진입을 노리려면 화끈한 공격력으로 최소한 이기려고 발버둥을 쳤어야 할 경기였지만, 지루한 모로코의 공격과 끈끈한 이란의 수비 간 엣지 없는 공방이 이어졌다.


▶최선 다해 수비하다가 자책골을 범한 모로코 수비수. 자책골 선수의 좌절, 외부의 위협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합뉴스 제공]



결국 후반 인저리 타임, 이란 선수가 사각에서 강하게 때린, 슈팅 같은 센터링을 모로코 수비수가 걷어내려고 머리를 갖다 댔다가, 공의 빠른 속도에 타이밍을 못맞춰 머리에 빗겨맞으면서 자국 골문에 넣고 말았다. 워낙 빨랐기에 축구팬들은 잠시나마 자책골인지 모를 정도였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슈팅수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부터인데, 제 아무리 슈팅을 아꼈어도 그 이후 역대 월드컵에서 승리한 팀은 후반전에 한 번이라도 슈팅은 했었다.

자책골은 수비수로서는 최선을 다 하는 와중에 생긴 불운이다. 숱한 자책골 기록 선수들이 그후로도 오랫동안 자책, 자괴감에 휩싸였는데, 팀에서 도닥이고, 나라에서 보호해야 한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미국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해 1-2 패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던 콜롬비아의 에스코바르는 귀국한 뒤 괴한에게 피살 당하는 비극도 있었다. 자책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주고, 빠른 컨디션 회복을 도와야 한다는 점을 지구촌에 환기시킨 계기였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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