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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대통령 “靑 직원들, 유능-도덕성-겸손” 강조
- 文 대통령 靑 직원에 생방송으로 ‘유능-도덕성-겸손’ 강조
- 지방선거 승리 압승 기쁨은 ‘오늘까지만’… 도덕성 높아야 적폐청산 가능
- 지방선거 의미는 ‘지역주의 정치’ 타파… 노무현 전 대통령도 추구했던 가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을 향해 ‘유능-도덕성-겸손’ 세가지 태도를 당부했다. 지방선거 압승에 따른 청와대 내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키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대통령의 수석보좌관 회의는 문재인 정부 취임 후 모든 청와대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게 한 첫 회의여서 사실상 청와대 전 직원에 하달한 ‘지침’ 또는 ‘격려’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두려운 마음속에서 주문하고 싶은 자세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역시 유능해야한다는 것이다”며 “공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이 유능함이라 생각한다. 청와대는 대한민국 국정을 이끄는 곳이고 국정을 이끄는 중추고 이끄는 두뇌다. 청와대야말로 정말 유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대회의실(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됐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한분한분이 자기 업무에 유능할뿐아니라. 국정은 혼자 다할수없는 것이라 전체적인 협업이라는 측면에서도 또 부처사이의 협력관계를 제대로 구축해야한다는 측면에서도 다 유능해야한다”며 “실제로 청와대에 계시는 분들은 그동안 각계 각 분야에서 정말 충분히 유능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청와대로 발탁된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정말 이렇게 유능해진다는 것이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왜냐면 다들 처음 해보는 일이다. 대통령도 처음, 비서실장도 처음 해보는 일이다. 다들 처음 해보는 일이다. 그리고 과거에 해왔던 일이랑은 전혀 차원이 다른 그런 일이다”며 “그런 일을 처음하면서 잘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제가 여러분보다 조금이나나은 점 있다면 과거 청와대서 3년 간 있어봤고, 또 어깨너머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는 일을 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그런 측면에서 보면 모두 다 1년의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뭐 좀 서툴수 있다는 그런 핑계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지금부터는 정말 유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하나의 팀으로서도 어떤 협업에서도, 문 대통령에게 유능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그 유능함을 보여줘야 한다는 자세를 꼭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둘째, 우리가 늘 강조하듯 역시 도덕성이다. 우리가 여소야대 아니냐. 우리가 정치세력이라는 데서는 우리는 결코 다수의 세력을 갖고 있지 못한다. 그런 그런 가운데 국정을 가운데로 이끌어나가는 힘은 국민들의 지지밖에 없는 것이고, 국민들 지지 받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높은 도덕성”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상대적으로 이런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도덕적 가치를 좀더 높게 존중하는 그런 DNA를갖고 있다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만큼 국민들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는 더 높다. 상대적으로 조금 작은 도덕적 흠결만 보여도 국민들로부터 훨씬 많은 질타, 또 비판을 받게 된다”며 “특히 우리 정부 과제가 적폐청산, 가장 중요한 과제가 적폐청산, 그 중심에 부정부패의 청산이 있는데, 우리 스스로가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그런 국민들의 바람, 그런 국민들이 바라는 중요한 국정 과업을 실현 못한다. 역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대회의실(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 됐다. 왼쪽은 임종석 비서실장.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왜 이걸 왜 강조하냐면 지난 1년간 정말 잘해주셨다. 그런만큼 도덕성 이런 면에서 지금 청와대 는 거의 뭐 잘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잘해주셨다. 그러나 이제 역대 정부 보더라도 2년차, 3년차 접어들면, 그런 도덕성이란 면에서도 늘 사고들이 생기곤 했다”며 “그만큼 익숙해지면서 마음이 해이해지기도 하고, 또 초심도 잃게 된다. 우리가 2년차 맞아서도 결코 초심 잃지 않겠다는, 도덕성이란 면에서도 한번 더 자세를 바로하는 결의들을 함께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리고 세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태도다. 제가 세번째로 말씀드리기 때문에 세번째로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정치와 공직에서 지금 이 시대에 계속 중요한 것은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국민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태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는 태도, 사용하는 언어, 표현 방법, 이런 태도들이 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태도는) 결코 형식이 아니다. 이 태도는 거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왜 이게 왜 본질이냐면 국민들을 모셔야하고, 국민들을 모시는 그 존재가 정치인들이고 공직자라면, 그런 모시는 그런 어떤 본질이 태도에서 표현되는 것이다”며 “그런면에서 보면 우리 정치와 공직이 국민들의 어떤 기대나 눈높이하고는 가장 동떨어진 그런 부분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정치나 공직 경력이 오래될 수록 또는 높은 지휘에 있을수록 그런 태도에서 국민들의 기대와 어긋나는 경우가 더더욱 많아지는 것이 실정 같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청와대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공직자들이 바로 여러분들이다. 아마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면 위에 상급자들 즐비하고, 더 일찍 출근해야하고, 더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나오고, 그래서 어디보다 노동강도가 강한 그런 직장처럼 여겨질 수 있겠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청와대는 까마득히 높은 곳이다”며 “우리 실장님들이나 수석비서관뿐 아니라 행정요원들도 국민들이 볼때는 정말로 높은 곳에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한분한분이 다 청와대를 대표하고, 저를 대신하는 비서 역할 한다. 누군가 행정요원이 전화를 받더라도 그 전화는 그건 저를 대신해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친절하게 대응하면 친절한 청와대, 조금이라도 이렇게 친절하지 못하게 받으면 아주 고압적 청와대, 권위적 청와대가 되는 것이다. 이런 태도 면에서도 각별히 관심 가져주고 노력해야한다는 그런 당부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대회의실(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국민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민 지지를 위해서는 높은 도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청와대 직원들에게 유능한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문하면서 국민들을 대하는 태도가 겸손할 것도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첫 언급에선 지역주의 정치가 해체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그런 지역주의 정치, 그리고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가르는 그런 분열의 정치는 이제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지역주의 정치, 분열의 정치 구도속에서 어떤 정치적 기득권을 지켜나가는 그런 정치도 이제는 더이상 계속될 수 없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로서는 제가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중 하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를 이룬 셈이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정말 꿈꾸왔던 그런 일이고, 3당 합당 이후 약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눈물 흘리면서 노력한 그런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지역에서 정치하는 분들은 조금 실감이 덜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아까 지역주의 정치, 그 다음 색깔론에 의존하는 분열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우리 정치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그렇게 믿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승리를 기뻐하는 시점은 ‘오늘까지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3명의 실장과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그래서 우리 청와대 비서실에서도 지난번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정말 자부심 갖고 아주 기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까지. 오늘 이 순간까지다”라며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것이다. 그냥 우리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 나는 정도의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지가 높았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 높다는 뜻이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잘하라는 주마가편 같은 채찍질이라고 생각한다. 그 지지에 대해서 답하지 못하면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며 “그리고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의 골도 깊어질 수 있다. 우리 정치사를 보더라도 앞에 선거에서의 승리가 그 다음 선거에서는 냉험한 심판으로 돌아왔던 경험들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는 모든 청와대 직원들이 자신의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시스템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한 첫 회의였다. 수보회의가 청와대 직원들에게 실시간으로 공개된 것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이날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가급적 많은 회의를 청와대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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