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삼성전자 vs TSMC 쫓고 쫓기는 추격전
- 삼성전자 2020년 3나노 로드맵 발표하자 TSMC 2025년 2나노 개발 ‘맞불’
- 지난 1월 대만 5나노 신공장 기공 한 달 후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 첫삽
- “글로벌 톱2 목표” 삼성 맹추격에 TSMC 기술경쟁 독주체제 굳히기 돌입
- 삼성 22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파운드리 시장 확대 전략 중점 논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 주도권을 두고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0년 회로 선폭 3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m) 생산 로드맵을 발표하자, 절대강자인 TSMC가 2025년 2나노 제품 개발을 천명하며 맞불을 놨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뒤처진 비메모리 부문 파운드리 시장 글로벌 톱2를 목표로 맹추격 로드맵을 선보이자 TSMC가 기술 개발을 선도해 독주 체제를 공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19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의 모리스 창 회장은 지난 14일 회의에서 “3나노미터 제품은 2년내에 개발할 수 있다”며 “2025년까지 2나노미터 제품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22일 미국에서 개최한 파운드리 포럼에서 3나노 제품을 2020년 개발해 2021년 양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첨단 공정 로드맵을 겨냥한 발언이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의 맹주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작년말 기준)은 TSMC가 절반이상(50.4%)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이고, 2, 3위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9.9%)와 대만 UMC(8.1%), 삼성전자(6.7%)는 4위를 기록 중이다. 


파운드리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TSMC의 사활 건 경쟁은 올 초 신공장 건설에서도 드러났다.

TSMC는 지난 1월 대만 남서부 타이난에 5나노 첨단 반도체 공장 첫 삽을 떴다. 투자금액은 7000억대만달러(25조6000억원)로 대만 반도체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같은 부지에 공정을 더욱 미세화한 3나노 공장 3동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여기엔 5나노 제품과는 별도로 200억달러(약 22조원)가 투자될 예정이다.

모리스 창 회장은 당시 기공식에서 “세계에서 가장 빨리 5나노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첨단 기술개발 경쟁을 선도할 것이란 의지를 재확인했다. 

TSMC의 선전포고 한 달 후 삼성전자는 화성에 EUV(극자외선 노광기술)라인 기공식을 단행했다.

60억달러(약 6조5000억원)가 투입된 화성 신공장에 세계 최초로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한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해 TSMC와 격차를 좁힌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라인 조감도 [제공=삼성전자]

현재 최첨단 제품인 7나노 제품은 TSMC가 EUV없이 양산을 시작했지만 EUV를 이용한 7나노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EUV는 공정 미세화와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한 필수장비로 꼽힌다. 기존 장비보다 파장이 짧은 대역의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회로 간격이 좁아지는 미세공정에 적합하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EUV공정 적용 7나노 제품을 시험 생산하고 내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TSMC가 앞다퉈 기술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파운드리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16년 569억달러에서 2021년 831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 기간 파운드리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7.8%로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D램(7.3%)이나 낸드플래시(7%)보다 앞선다.

삼성전자는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해 생태계 확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두뇌가 되는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 위탁생산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로의 시장 개척 및 수요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작년 5월 파운드리사업부를 독립시키며 비메모리반도체 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사업부 출범 이후 매년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해 고객사 및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퀄컴과의 7나노 협력관계 확대는 중장기 성장기반을 확보한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아울러 오는 22일부터 개최되는 ‘2018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7나노 시험생산과 고객사 확보 등 파운드리 시장 확대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술개발 면에서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따돌리기 위해 TSMC가 2나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거액의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양사의 투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고했다.

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