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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월드컵 심판의 자격

[헤럴드경제 TAPAS=이유정 기자] 축구 경기에서 경기장을 누비는 22명의 선수만큼 중요한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심판이다. 심판의 존재감이 심판인지 특정 팀의 12번째 선수인지 헷갈릴 만큼 부각되는 순간, 우린 탄식하며 외친다. “저런 심판XX!”

18일 대한민국-스웨덴 경기를 맡은 호엘 아길라르 주심도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빈축을 샀다. 합당한 몸싸움에도 연신 불리는 주심의 휘슬과 파울 선언, 일관성 없는 경고 카드 등. 주심의 판정이 편파적으로 느껴질수록 축구팬들의 속은 타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살펴봤다. 역대 월드컵 오심 논란과 심판의 자격. 주심, 그들은 누구이며 오심, 무엇이 문제였을까?


엄정한 심판 선발과 VAR 도입까지
축구 경기에서 심판은 주심 1명, 부심 2명의 3인 1조로 이뤄진다. 여기에 대기심판 1명이 더 있다. 월드컵 심판은 각국 축구협회의 추천을 받은 심판들 중 대륙별 연맹과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선발된다.

주심이 경기에서 뛰는 거리는 평균 14~15km. 선수 중 많이 뛰는 미드필더 평균 12km보다 많은 편이다. 그래서 국제경기에 서는 심판의 나이는 만 45세 이하로 제한돼 있다.


18일 열린 한국과 스웨덴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경기 도중 주심이 비디오판독(VAR)을 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 러시아 월드컵에는 총 6개 대륙 35명의 주심과 61명의 부심이 참가했다. 이외에도 13명의 비디오 판독심을 추가로 배정했다. 월드컵 사상 첫 비디오판독 시스템(VAR) 도입에 따른 것이다.

VAR 전임심판은 매 경기마다 3명씩 운용된다. VAR이 이미 도입된 유럽 리그 등에서 경험을 쌓은 심판들이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완벽한 심판은 없다
‘판정도 경기의 일부’란 말은 축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몸싸움은 치열하고 득점 빈도는 낮은 축구의 특성상, 심판의 오심은 단 한 차례 만으로도 팀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치명적이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경기 도중 왼손을 써서 골키퍼 피터 쉴턴을 따돌리는 순간[사진=AFP 연합뉴스]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이 대표적이다. ‘축구의 신’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공중에 뜬 볼을 손으로 쳐 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일제히 항의했지만 주심은 이를 득점으로 인정했다. 아르헨티나의 2대 1 승리였다. 경기 후 마라도나는 “내가 아니라 신의 손이 넣었다”는 말을 남겼다. 결국 손으로 넣었다는 얘기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는 잉글랜드 프랭크 램파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독일의 골라인을 넘었지만 골이 선언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동점 상황을 만들 기회를 억울하게 날린 채 결국 1대 4로 패했다. 당시 FIFA 회장이었던 제프 블라터는 거센 비난에 부딪히며 오심에 대해 사과했다.


대한민국-스웨덴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사진=FIFA홈페이지]


오심과 실력 사이
오심을 이겨내는 것도 실력이라는 말은 비정하다. 반대로 오심 자체가 미흡한 경기력에 대한 변명이 될 순 없다.

지난 밤 한국은 심판 운이 없었던 게 사실이지만 유효슈팅 0개라는 초라한 기록을 보였다. VAR 판독 결과 스웨덴에 주어진 페널티킥은 김민우 선수의 태클 반칙에 따른 합당한 판정이란 분석이 나왔다.

주심의 미흡한 운영이 억울하고 찝찝하더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첫 경기는 끝났다. 오는 24일 멕시코전에서의 선전을 기원할 때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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